美의 철저한 외면 속…시진핑, 150개국 앞에서 '차이나 파워' 과시

25~27일 일대일로 정상포럼

40여개국 정상·국제기구 참여
中, 글로벌 리더 입지 강화 노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주 2개의 대규모 국제행사를 통해 ‘차이나 파워’ 확대에 나선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23일 칭다오에서 열리는 국제 관함식과 25~27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그 무대다. 시 주석은 두 행사를 진두지휘해 세계에 중국의 힘을 과시하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규모 커진 일대일로 포럼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일대일로 포럼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베트남, 칠레 등 37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2017년 5월 열린 1회 행사 때 29명에서 오스트리아, 태국 등 8개국 정상이 추가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참석한다. 시 주석을 포함하면 40명의 세계 정상급 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올해 포럼에는 150여 개 국가와 90여 개 국제기구에서 5000여 명의 인사가 참가해 첫 행사 때보다 규모가 커졌다. 1회 포럼에는 130여 개 국가와 70여 개 국제기구에서 1500여 명이 모였다.하지만 미국을 포함해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일본 등 주요 서방 국가 정상들은 불참을 선언해 ‘반쪽 행사’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들 국가와 한국은 정상 대신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북한도 대표단을 파견한다. 미국은 1회 때와 달리 고위 관리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혀 올해 행사를 사실상 보이콧했다. 서방 국가 중에선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스위스 등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맺은 국가의 정상만 참석한다.

시 주석은 26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27일 원탁 정상회담도 주재한다. 회담이 끝난 뒤 국내외 언론에 성과도 설명할 예정이다.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각국 정상과 귀빈을 환영하는 연회도 마련했다.

중국은 올해 포럼을 계기로 정부 간 협력 외에도 각국 기업 및 금융회사들과 투자, 자금 조달 등의 각종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126개 국가 및 29개 국제기구가 일대일로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中, 관함식 ‘군사 굴기’ 과시

앞서 22~25일 칭다오와 인근 해역에선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다국적 해상 활동이 펼쳐진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23일 관함식에는 러시아, 인도, 태국, 베트남 등 10여 개국에서 20척의 함정이 참여한다. 중국은 자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최신예 이지스 미사일 구축함, 호위함, 상륙함 등 32척의 전함을 내보낸다. 조기경보기와 정찰기, 대잠 초계기, 전투기, 함재 헬리콥터 등 39대의 항공기도 참여한다.

이번 관함식은 군함이 종대로 항해하고 항공기가 따라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 주석은 직접 관함식을 주관해 중국의 ‘군사 굴기’를 세계에 과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60여 개국이 대표단을 보내며 이 중 30여 개국은 해군 지휘관들이 참석한다. 한국도 해군 2함대 소속 신형 호위함인 경기함이 참여한다. 한국 대표단은 권혁민 해군참모차장(중장)이 이끈다. 10년 전 중국 해군 창설 60주년 관함식 때 미사일 구축함을 보냈던 미국은 이번에는 군함을 파견하지 않고 주중 대사관의 무관만 참석한다. 남중국해 및 대만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