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저축銀 가치 상승에…'행복한 고민'에 빠진 우리은행

신용등급 'A+' 한단계 상향
인수 시기는 조금 늦춰질 수도
아주캐피탈·아주저축은행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오는 7월로 예정됐던 우리금융그룹의 인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주캐피탈 신용등급을 지난 19일 한 단계 상향했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주캐피탈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 조정하고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우리은행 등이 출자한 웰투시 제3호 투자목적회사(펀드)가 인수한 것을 계기로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돼 자산이 늘어나고 있다”고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예정대로라면 7월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우리은행은 2017년 7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인수했다. 우리은행이 절반에 가까운 약 37%를 보유하고 있으며 키움증권 신영증권 IBK캐피탈 등이 나머지 지분(37%)의 주요 투자자다. 펀드 청산 시 우리은행이 나머지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만기는 2년으로, 우리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어 캐피탈·저축은행을 한번에 품을 수 있다.

그러나 펀드 만기 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변수가 생겼다. 다른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 가치가 올라가고 배당 수익도 높아 당장 청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이 과반이 되지 않아 다른 투자자의 의견이 일치되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신용등급 상향으로 향후 자금 조달이나 사업 확장이 더욱 탄력받을 수 있어 연장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수가 늦어지더라도 시기가 달라지는 것뿐이어서 큰 문제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