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임박 징후 속 회담 날짜·장소 발표 여전히 없어

"24∼25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등 여러 관측만 무성
대학측 출입통제 강화…"김정은 위원장 태평양함대 함정 방문할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극동 방문이 임박한 징후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회담 날짜와 장소에 대한 북러 양측의 공식 발표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이와 관련, 러시아 현지에선 여러 관측만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22일(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이 오는 25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 섬에서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북러 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잘 아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26∼27일)에 가는 길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들러 김 위원장과 회담할 것이라고 소개했다.인테르팍스 통신도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북러 정상회담이 24∼25일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로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는 대다수 관측과 달리 항공기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한 소식통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기간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선발대로 먼저 블라디보스토크에 온 김 위원장의 '집사'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에서 가까운 '코라벨니 나베제르나야' 해안로를 시찰했다면서 이 거리에 면한 해안에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들이 정박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쇼핑몰과 인근 지역 산업시설 등을 둘러보고 시내 중심가의 마린스키 극장을 방문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회담 장소로 유력한 극동연방대학 출입 통제도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대학 캠퍼스 내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이제 학생증을 소지하고 있거나 방문 예정자 명단에 들어있는 사람들만 출입시키라는 대학 지도부의 지시가 내려졌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이 대학 정문 경비요원은 "외부인은 교수 전화와 같이 초청이 있을 때만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경비요원은 고위인사 방문 준비와 관련해 이 같은 새로운 보안조치가 취해졌다고 전했으나 누가 대학을 방문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창선 부장이 이끄는 선발대는 이날도 숙소인 극동연방대 내 호텔에 머물며 회담 준비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금까지 호텔 2동에 묵고 있던 김 부장 일행은 이날 차량으로 짐들을 바로 옆 동인 1동 건물로 옮기는 모습이 연합뉴스 취재진에 목격됐다.

5개의 호텔 동들은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한 S동(스포츠동) 건물과 나란히 해안 쪽을 향해 늘어서 있다.

이곳 호텔은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대학에서 각종 국제행사가 열릴 때 정상들이 묵곤했다.

정상회담을 하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도 이 호텔에 투숙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 알렉산드르 마체고라도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마체고라 대사가 부인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에 왔다"고 소개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이날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항한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현지에 온 것으로 보인다.그는 북러 정상회담에 배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