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x송강호, 무슨 말이 필요해(종합)
입력
수정
송강호,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이어 봉준호 감독 호흡'기생충'이 송강호, 봉준호 감독의 조합으로 다시 한 번 웰메이드 흥행작의 기대케 했다.
봉준호 감독 "내 정신적 지주, 촬영장의 호날두"
송강호 "이번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진화"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는 22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참석해 '기생충'에 대한 소개와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기생충'은 가족 전원이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집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이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하고, 오는 5월 14일 개막하는 제72회 칸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초청 받아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송강호는 생활고 속에서도 가족애는 돈독한 백수 가정의 가장 기택 역을 맡았다. 기택은 직업도 대책도 없어서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지만 늘 태평한 캐릭터다. '괴물', '설국열차'에서 남다른 부성애를 드러냈던 송강호는 '기생충'에서 이전과 다른 아버지로 활약할 예정이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도 있는 만큼 '기생충'은 개봉 전부터 관전 포인트로 송강호가 꼽혔다. 봉준호 감독도 '기생충'의 시작부터 송강호와 함께였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정신적으로 의지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 선배랑 함께했기에 더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었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정말 좋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여러명이 하는 경기지만, 메시나 호날두가 경기장에 등장하면 발짓 하나로 경기의 수준을 다르게 한다"며 "배우로서 송강호 선배는 그런 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송강호는 '기생충'을 봉준호 감독의 진화라고 소개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은 매번 놀라운 상상력, 통찰력이 있는 작품을 선보여 왔는데, 전 '기생충' 시나리오를 받고 개인적으로 '살인의 추억'이 생각났다"며 "'괴물'과 '설국열차'가 장르적인 재미, 묘미를 줬다면 '기생충'은 '살인의 추억'을 잇는 봉준호 감독과 한국영화의 진화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초청받은 칸 영화제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수상을 기대했다. 송강호는 '기생충'에 앞서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로 칸 영화제에 초대받았다. 특히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밀양'은 여우주연상, '박쥐'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송강호는 "제가 운 좋게 칸 영화제에 여러 번 갔는데, 경쟁부문에 진출하면 다 수상으로 이어졌다"며 "이번에도 그 전통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속내를 드러냈다.또 "봉 감독은 겸손의 말로 본인의 수상 가능성은 낮고, 배우들이 받을 거라고 했지만, 어마어마한 경쟁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부심을 느낄만하다"며 "수상이 꼭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의 놀라운 작품 세계를 전하는 기회가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송강호, 봉준호란 이름에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선균은 "송강호 선배가 출연하고, 봉준호 감독님이 연출하는 작품에 출연 제안을 받고 너무 긴장되고 설렜다"며 "대학교 입학할 때의 느낌이었다"면서 캐스팅 당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처음엔 어떤 역할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고맙다, 감사하다 했는데 분량이 적어서 '너무 과했나' 싶기도 했다"며 "정말 과하게 고맙다고 말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선균은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을 연기한다. 박사장은 성공한 사업가이자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딸, 아들을 가진 가장으로 일이 바빠 가정의 대소사는 아내에게 일임하고 있지만, 고용인에게 언제나 친절함을 유지하는 인물이다.
극중 전원백수 가정의 딸 기정 역을 맡은 박소담 역시 "송강호 선배의 딸 역할이란 말에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소담이 연기하는 기정은 전원 백수 가족의 딸로 미대 입시 실패 후 백수로 지낸다는 설정이다. 기우의 과외 선생 발탁 후 미술 과외 면접을 보게 되면서 가족 고정수입의 두 번째 희망으로 떠오른다.
박소담은 "함께 하는 분들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 올랐다"며 "시나리오를 읽으니 제 역할이 크진 않았지만 재밌어 보였다. 즐거웠던 기억이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훌륭한 연출자와 배우들이 함께하면서 칸 영화제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아마 (심사위원들이) 100%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봉준호 감독은 "칸 영화제 초청은 이번이 5번째인데 영광스럽고, 떨리고, 늘 새롭고 설렌다"고 소감을 전하면서도 "이 영화는 지극히 한국적이고, 한국 관객들만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이 포진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칸을 거쳐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그때 가장 떨릴 것 같다"덧붙이며 한국 관객들의 호응을 당부했다. 한편 '기생충'은 오는 5월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