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간단히 위치 검색…스쿠터 수준 속도감에 오르막길도 거뜬"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 타보니…

무게는 20㎏ 안팎에 크기 '아담'
첫 페달 밟을 때 빨라져 조심을
상반기에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
나인투원은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일대와 연세대·서강대·홍익대 등 신촌 대학가에서 200대의 자전거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레클 제공
올봄 들어 마이크로 모빌리티(단거리 이동을 보완하는 이동 수단)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부터 성남과 인천 연수구에서 전기자전거 공유서비스 ‘카카오 T 바이크’를 시작했다. 택시를 부를 때 쓰는 ‘카카오 T’ 앱(응용프로그램)에 공유 전기자전거를 접목했다. 공유자전거 서비스 ‘에스바이크’를 운영하고 있는 매스아시아는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을 공유하는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고고씽’을 이달 말 선보인다. 나인투원은 지난 10일부터 서울에서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에 나섰다. 서비스 브랜드는 ‘일레클’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상암지역에서 공유 전기자전거 시범 서비스를 해왔다. 쏘카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서울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에 앱 ‘일레클’을 설치했다. 나인투원의 전기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나인투원은 서울 마포구 일대와 연세대·서강대·홍익대 등 신촌 대학가에서 200대의 자전거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시범 지역 선정 기준은 공유자전거 이용률과 통학 수요다. 마포구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률 1위를 기록할 만큼 공유자전거 이용이 자연스러운 지역이다. 신촌 대학가는 자전거로 통학하는 대학생이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배지훈 나인투원 대표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처음으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유 서비스용 자전거로 별도 제작

일레클 앱에서 주변에 있는 전기자전거를 확인할 수 있다. 일레클 앱 캡처
일레클 이용 방법은 복잡하지 않았다. 일레클 앱을 내려받고, 회원 가입 절차와 결제할 카드를 등록하는 게 끝이었다. 등록 후 가까운 일레클 자전거를 찾았다.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부근 삼성디지털플라자 앞에 자전거가 있음을 지도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시 공유자전거인 따릉이 거치대 옆에 전기 자전거 세 대가 나란히 서 있었다. 자전거는 아담했다. 바퀴의 크기가 20인치. 무게는 20㎏ 안팎이었다. 배터리는 자전거 프레임 중앙에, 모터와 스마트록은 뒷바퀴 위에 있었다. 시마노 7단 기어가 특징이다.

일레클 자전거의 제조사는 벨로스타다. 공유 서비스용 자전거로 활용하기 위해 벨로스타에 제작을 위탁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알톤 등 여러 자전거 업체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제 운전을 할 차례다. 앱으로 QR코드를 스캔하자 자전거의 자물쇠가 풀렸다. 야간에도 QR코드 인식이 어렵지 않도록 플래시 기능을 넣어둔 점이 세심하게 느껴졌다. 목표는 합정역으로 잡았다. 걸으면 15분, 페달 자전거로는 6~8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기자가 전기 자전거에 도전한 건 ‘카카오 T 바이크’에 이어 두 번째다. 페달을 밟으면 전기 동력이 뒷받침돼 속도가 갑자기 빨라진다. 이 때문에 처음엔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 익숙해지면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일반 자전거보다 훨씬 적은 힘으로 오르막길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왼쪽 핸들에 달린 계기판이다. 전원과 파워 조절(LOW·MED·HIGH) 버튼이 있다. 파워 버튼을 세 번 눌러 ‘HIGH’ 상태로 만들었더니 웬만한 스쿠터 수준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속도 표시 안 되는 점 아쉬워

최고 속도는 법정 제한 속도인 최대 25㎞/h. 그 이상 속도를 내고 싶어도 모터가 작동하지 않는다. 계기판에 속도가 따로 표시되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일레클 관계자는 “추후 이용자가 페달을 밟는 속도를 자전거가 감지하고 가속을 도와주는 전기자전거 모터의 파워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납은 정해진 구역에 해야 한다. 손으로 잠근 뒤 탑승 종료 버튼을 눌러야 반납 절차가 완료된다. 앱에서 빨갛게 표시된 부분이 반납 지역이다. 반납 가능 지역을 벗어나면 아예 반납이 불가능다. 스마트록을 잠그더라도 다시 자동으로 열리고 ‘반납 가능 지역을 이탈해 반납이 불가능하다’는 안내 메시지가 뜬다.

이용요금은 첫 5분 500원, 이후 분당 100원이다. 반납 시 미리 등록한 카드로 요금이 결제된다. 이것저것 손대다 보니 첫 이용에 17분이나 썼다. 그래도 결제는 200원만 이뤄졌다. 처음 회원 가입한 이용자에게는 15분 무료 쿠폰을 지급해서다.

실험해보지 않고 같은 구간을 한 번 더 ‘자전거만’ 탔을 때는 5분이 소요됐다. 인도가 아닌 이면도로에서만 주행하느라 직선거리가 아니었는데도 5분이면 꽤 빠른 시간이었다. 두 번째 주행에선 제대로 합정역 출구 근방에 주차했다.일레클과 쏘카는 서울대, 고려대 등 대학 캠퍼스와 주변 지역과 연계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상반기에 서울 전 지역으로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