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협상 와중에…中·EU 한꺼번에 공격

GE 기술 훔친 중국인 2명 기소
"EU의 할리데이비슨 관세에 보복"
< 트위터 CEO 만난 트럼프 “내 팔로어 왜 줄었나” > 트위터로부터 정치적인 이유로 차별받았다고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맨 오른쪽)를 만나 이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팔로어 수가 감소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 CEO는 허위 계정 등을 삭제하는 트위터 정책에 따른 결과라는 원칙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도시 CEO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났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밝히고 면담 장면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렸다. /UPI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23일(현지시간) 미 제너럴일렉트릭(GE)의 터빈 기술을 빼돌려 중국에 넘긴 혐의로 중국계 사업가 등 2명을 기소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갑자기 유럽연합(EU)의 미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관세 문제를 꺼내며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이 중국과 EU를 상대로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벌이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미 법무부는 이날 GE의 영업기밀을 훔친 혐의로 중국인 사업가 자오시 장(47)과 전 GE 연구원 샤오칭 정(56)을 기소했다. 혐의는 산업 스파이 활동, 영업비밀 절도, 허위진술 등 14개가 적용됐다.정씨는 뉴욕주의 GE 파워&워터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GE의 가스·증기 터빈의 디자인, 도면, 재료 명세서 등을 중국에 있는 장씨에게 넘겼다. 이후 이 기밀은 중국 랴오닝과 난징에 있는 항공기술 회사와 선양항공우주대학교, 선양항공엔진연구소, 화이하이공과대학에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은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을 강탈하고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복제해 중국 기업이 자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을 대체할 수 있게 하려는 중국 정부 전략의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동시에 EU의 관세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할리데이비슨이 현재 31%에 달하는 EU의 관세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폭스뉴스 진행자의 말을 언급하며 “미국에 너무 불공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보복을 공언한 것이다.EU는 지난해 6월 할리데이비슨 등 미국 제품 28억유로(약 3조5000억원)어치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할리데이비슨은 EU의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데이비슨을 비난하며 불매운동을 독려했다.

그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할리데이비슨을 옹호하고 나선 건 EU와의 무역분쟁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일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부당 지급을 이유로 112억달러(약 13조원)어치의 EU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