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법률방] 뺑소니 피해자, 국가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던데…

뺑소니 피해자 보호하는 '정부보장사업 제도'
정부보장사업과 무보험자동차상해(종합보험) 차이 있어
한경닷컴이 보험과 관련된 각종 사고과 보상 문제를 쉽게 풀어보는 [보험 법률방]을 시작합니다. 각종 사고는 물론 책임의 범위와 배상·보상까지 각종 의문점을 전문가들이 쉽게 답변해드립니다. [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얼마전 뺑소니(hit and run) 사건을 전담하는 팀의 활약을 그린 영화 <뺑반>이 개봉했습니다. 뺑소니는 교통사고 후에 도주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해차량이 도주했기 때문에 수많은 교통사고 중에 뺑소니는 대표적인 미해결 사건이기도 합니다. 뺑소니는 운전자가 교통 사고를 낸 후 피해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 없이 도주합니다. 그렇기에 인명피해가 큰 경우들이 많습니다.피해자 입장에서는 사고를 당한데다 가해차량을 찾을 수 없어 난감하기만 합니다. 보상을 어떻게 받을지도 망막하기만 합니다. 뺑소니 사고시 피해자는 어디에서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뺑소니사고 피해자는 국가가 보상해주는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해당되는지와 자세한 내용을 알아 보겠습니다.

작년 9월 서울시 서초구에서 실제로 발생한 비접촉 뺑소니 사고입니다. A씨(41)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3차로 중 1차로를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고 있었습니다. 2차로에서 1차로로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던 가해차량을 발견하고 급하게 정지하려다 비접촉 사고로 오토바이가 넘어졌습니다.

A씨는 이 사고로 안면부 열상(다발성), 왼쪽 발가락 골절, 좌측 상악골 복합골절 등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3주간 입원 후 약 2개월정도 통원치료를 받게 되었으며, 병원비는 450만원 정도 발생했습니다. A씨는 차선변경 차량에 의해 사고가 발생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비접촉이었고 혼자 넘어진 사고로 생각했습니다. 보상은 생각하지도 못하다보니 치료비 부담에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고로 일을 못 나가다보니 생계에도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A씨의 교통사고 실제 사례. (자료 백주민 교수)
[보험 법률방]

보험 법률방의 백주민 교수입니다. A씨의 경우는 얼핏보면 뺑소니와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교통사고를 충돌이나 추돌에 의한 '접촉'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피하려다 사고가 나는 '비접촉' 사고도 많이 발생합니다. A씨 역시도 차량을 피하려다 사고가 났습니다. 가해차량은 접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현장에서 벗어났고 남겨진 A씨만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비접촉사고 뺑소니 사고'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가해 차량을 찾아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정부보장사업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A씨는 K보험사에 정부보장사업 보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A씨는 충분한 치료후에 위자료, 휴업손해액, 후유장해보험금, 성형비용 등 법률상손해배상금으로 정부보장사업에서 1500만원 정도 보상을 받았습니다. 정부보장사업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 제30조에 근거해서 시행하고 있는 이름 그대로 정부에서 교통사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교통사고에 있어서 가해자가 책임보험도 가입되어 있지 않은 무보험인 경우나 혹은 가해자가 뺑소니를 치고 도망간 경우에 이런 피해자에게 대인배상Ⅰ과 동일하게 보상하는 최저보장제도입니다.
정부보장사업의 보상내용은 대인배상Ⅰ과 동일합니다. 구체적인 보상한도는 사망보험금 1억 5000만원, 후유장해보험금 1억5000만원, 부상보험금 3000만원 한도입니다. 정부보장사업은 모든 손해보험에서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손해보험사에 직접 청구하면 보상이 가능합니다. 이를 보상한 정부는 가해자에게 모두 구상하는 제도입니다.

이처럼 정부보장사업은 자배법에서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위한 최저보상제도로 교통사고 피해자가 가해차량으로부터 대인배상Ⅰ 조차도 보상받지 못한경우에 가해자를 대신해서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첫 번째는 뺑소니 사고입니다. 뺑소니 피해자는 가해차량이 도주함에 따라 가해자로부터 보상받을수 있는 길이 전혀 없을 때입니다. 이때 피해자는 정부보장사업에 대인배상Ⅰ 한도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뺑소니 운전자가 도주이후 잡힐 경우에는 뺑소니 차량이 가입한 종합보험 대인배상Ⅰ·Ⅱ에서 모두 보상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정부보장사업에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백주민 큰믿음손해사정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
두 번째는 가해차량이 책임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무보험차량일 경우입니다. 최근에는 자동차보험 가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종합보험 가입률이 매우 높습니다. 책임보험 가입도 대부분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보상현장에 있다보면, 책임보험도 가입하지 않은채 운전하다가 발생하는 사고를 종종 볼수 있습니다. 이경우에도 피해자는 정부보장사업에서 대인배상Ⅰ 한도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서 정부보장사업과 무보험자동차상해와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설명하겠습니다. 무보험자동차상해는 자동차 종합보험 담보 중 하나로 통상 종합보험에 가입하면 포함되어 있는 보험입니다. 무보험자동차상해는 가해차량이 뺑소니 사고를 낸 경우 또는 종합보험이 아닌 책임보험만 가입한 경우에 가해차량의 대인배상Ⅱ를 대신해서 교통사고 피해자를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뺑소니 사고에 있어서 피해자를 보상하는 측면에서는 두 제도가 비슷합니다. 정부보장사업은 대인배상Ⅰ을 대신하여 보상하는 제도이며, 무보험자동차상해는 대인배상Ⅱ를 대신해 보상하는 보험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답변= 백주민 큰믿음손해사정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 유튜브 '사고날땐 백박사')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