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이 회사에서 일해 좋았다'는 생각

전희권 < 에스퓨얼셀 대표 sales@s-fuelcell.com >
회사 운영을 위한 경영의 3요소는 사람(man·노동), 돈(money·자본), 물자(material·토지)의 ‘3M’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청년들이 마음에 맞는 일자리를 못 찾고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중소기업들은 청년 인력을 못 구하는 ‘미스매치’ 시대에 살고 있다. 왜 미스매치가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 필자가 면접을 진행할 때 늘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지원자들의 직업과 직장에 대한 철학이다.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 기간 종사하는 일이다. 말 그대로 먹고살기 위해 꼭 갖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언어 구조적으로 직(職)과 업(業)의 합성어다. 원래 직(職)이란 불가항력적으로나 운명적으로 부여받은 일을 의미한다. 관직이나 공직, 천직 등이다. 업(業)은 불교에서 말하는 업보(業報)의 업과 같은 의미로, 본인 행위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포함한다. 직업에 대한 철학이 결국 그 사람의 직업관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정체성을 평가하는 데 직업관은 상당히 좋은 척도로 이용할 수 있다.직장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곳이다. 보편적으로 회사를 말한다. 직장에서는 개인에게 일정한 직책이 주어지고 업무에 따라 각 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즉 미스매치는 본인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직장인으로서 하는지, 직업인으로서 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일부 사람은 대학에 입학할 때 적성보다 성적에 따라 전공을 정한다. 하지만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할 때는 전공에 맞춰 직업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회사에 입사한 이후에도 본인의 경력과 전공을 바탕으로 특정한 부서에서 커리어를 관리해 유능한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한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한 부서에 배치받을 경우 퇴사 결정을 단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퇴사한 인력이 재취업하기 위해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은 그의 직업적 자부심을 높이 평가해 흔쾌하게 합격점을 매길 수 있을까?

면접관들은 회사 발전을 위해 ‘직장인의 마인드’를 가지고 ‘이 회사에서 일해서 좋았다’고 생각하는 회사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필자도 청년 시절을 겪었고, 직장인으로서 직업과 나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선배로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우리가 한 가지 기술만 있으면 과연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 이직과 어떤 일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할 때 그 회사에서 일해서 좋았는지, 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이 회사에서 일해서 좋았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