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러정상회담 앞두고 러 겨냥해 지중해서 항모 작전

22일 링컨·스테니스 항모강습단 전개…CNN 동행해 세부 장면 보도
러 영향력 강화 견제…북러정상회담 통한 대북공조 이탈 경고 해석도
미국이 북러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를 겨냥해 지중해에서 항공모함 동시 전개 작전을 실시하고 세부 장면을 CNN방송 동행취재 형식으로 공개했다.북러정상회담을 직접 겨눈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도 러시아에 대북제재 공조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간접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미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간) '미 군함이 러시아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지중해에서 이뤄진 에이브러험 링컨 및 존 C. 스테니스 항모강습단(CSG)의 전개 작전을 소개했다.

이 작전은 전날 미 해군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미 해군은 존 C. 스테니스 CSG가 지중해에서 에이브러험 링컨 CSG에 합류했다면서 이 지역에서 두 CSG가 동시 훈련을 하는 것은 2016년 여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 작전을 단독으로 동행 취재했다면서 항모 전개 및 전투기 이착륙 등을 가까이서 촬영한 장면을 이날 내보냈다.

또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도 이례적으로 작전에 동행했다고 부연했다.제임스 포고 미 해군 유럽함대 사령관은 CNN방송에 "우리는 어떤 잠재적인 적으로부터 저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동맹의 이익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미군이 이 지역에서 이뤄지는 러시아의 군사태세 강화를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번 항모 배치를 통해 러시아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번 항모 전개는 지중해 지역에서 군함 파견을 늘리며 영향력 강화를 도모하는 러시아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또 특검보고서의 공개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연계 의혹이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분명히 각을 세우고 있음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25일로 예정된 북러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러한 작전이 실시·보도됐다는 점이다.

이 보도가 나온 것은 한국시간 24일 새벽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행 기차에 오르기 몇 시간 전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항모 전개 작전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우회적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같은 날 북러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동일한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대북제재 공조 이탈 가능성을 견제했다.

항모 전개 작전에 언론의 동행취재를 허용한 것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작전의 세부 장면을 일부러 언론을 통해 노출하며 러시아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