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하루 만에 미끄러져…다우지수 0.22%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후 하루 만에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가격 부담감과 함께 일부 대기업들의 저조한 실적으로 증시 참가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34포인트(0.22%) 하락한 26,597.05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43포인트(0.22%) 내린 2,927.2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81포인트(0.23%) 하락한 8,102.01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이날 장중 8,139.55까지 오르며 지난해 8월 30일의 8,133.3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기업 실적과 이번 주 후반 발표되는 미국의 1분기 성장률 등 주요 경제 지표를 주시했다.주요 지수는 트위터 등 전일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좋은 성적표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올랐다.

S&P500의 장중 최고점은 지난해 9월 21일 기록한 2,940.91이다. 다우지수는 10월 3일 기록한 26,951.81이 고점이다. 나스닥이 이날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환호보다는 신중에 가깝다.

기업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해 안도감을 제공하긴 했어도,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뚫고 새로운 레벨로 진입할 만큼 경제 상황이 긍정적인지는 확신이 부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미국 경제 전망이 최근 대폭 개선됐지만, 유럽 등 다른 지역에 대한우려는 여전하다. 독일 기업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4월 Ifo 기업환경지수가 시장 예상을 하회하면서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연정 붕괴 우려가 제기되는 등 정치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상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위험자산 투자에 악재로 작용하는 중이다.

이날 주요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 반응도 다소 부정적이었다.캐터필러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과 순익을 발표했다. 중장비 수출 대기업인 캐터필러의 좋은 실적은 글로벌 경제 우려를 다소 줄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캐터필러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중국 사업 둔화 우려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개장 전 상승세를 반납하고 3%가량 하락 마감했다.

보잉은 '737맥스' 기종 사고 여파로 순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고, 올해 실적 전망(가이던스)도 내놓지 못했다. 보잉은 '737맥스' 사고에 따른 손실이 10억 달러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초기 추정치로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자사주 매입 중단 방침도 발표했다. 보잉 주가는 그럼에도 0.4%가량 올라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 마감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등의 주요 실적 발표가 예정됐던 점도 장중 주가 움직임을 제한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내놓으며 장 종료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를 밀어 올렸다.

이날 업종별로는 유가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에너지 주가 1.85% 하락했다. 커뮤니케이션도 0.75%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는 0.55% 올랐다.

이날은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다지기 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트리베카 트레이드 그룹의 크리스티안 프롬허츠 대표는 "지금 시장에상승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일종의 '소외공포(FOMO)'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 점이 막바지 상승 동력을 제공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는 다지기 현상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큰 조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이는 주요 기술 기업 실적 발표 이후에 진행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4.1% 반영했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6%상승한 13.09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