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성장률, 쇼크 수준…금리인하·추경확대 검토해야"

"작년 4분기 정부 지출 확대 기저효과·수출 감소 맞물린 상황"
"성장률 추세 이탈 우려…경제 전망도 수정해야"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가 '쇼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재정·통화 대책을 강구하라는 의견이 크게 늘었다.

금리 인하 요구가 커졌고 하루 전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수정하라는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다.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표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대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공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0.1% 정도였다"면서 "마이너스라면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은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였다.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은 쇼크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수출과 투자 감소가 경제위기 수준인 것 같다"고 봤다.
전 분기 대비로 보는 GDP 성장률 집계의 특수성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정부 지출을 늘려서 성장한 데 대한 반사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에 정부 지출에 따른 부양 효과가 워낙 컸던 만큼 1분기에는 기조효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최근 우리 경제는 정부 소비와 수출이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1분기 수출까지 급감하다 보니 성장률이 급속히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수출 위축 효과가 성장률에 반영되는 메커니즘이 복잡한 점이 성장률 예측을 어렵게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평가가 워낙 안 좋으니 추후 전망에 대한 의견도 회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워 하반기에도 하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추세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2분기 수치가 크게 좋아지지 않으면 성장률 전망도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윤여삼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회복이 된다면 한국경제도 하반기에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만큼 올해 2% 중반 성장률은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늘고 있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6~2.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 한국은행은 2.5%다.

상황 판단이 심각한 만큼 대책 요구 강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이 정도 경기 상황이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고 추경 규모도 6조7천억원으로 부족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경기 하강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모두 완화적으로 가져가야 할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4일 6조7천억원 상당의 추경안을 발표했다.

미세먼지를 대폭 줄이고 경기 우려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선진국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경제 하향세가 더 크므로 금리 인하 얘기가 안 나올 수 없다"면서 "연내 1차례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김상봉 교수는 "결국 수출 대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안전분야로 건설투자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