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선택은 '여성 대변인'…靑 경험·소통능력에 기대

고민정, 대선 때 합류한 '新친문'…정부 출범 직후부터 국정 지켜봐
'젊은 대변인' 靑에 활력 불어넣을까…"정치권 경험 짧아" 정무감각 우려도
외부인사 검증 어려움 고려한듯…靑 "아나운서 출신 정무감각 없다는 건 편견"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여성 대변인' 카드를 선택했다.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신임 청와대 대변인으로 고민정(40) 부대변인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전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전격 사퇴한 뒤 한 달 가까이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여성 대변인을 발탁했다는 점이다.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여성 장관의 비율을 늘려 '남녀 동수 내각'을 만들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공약했고, 이후 내각 구성 과정에서도 여성의 비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고 신임 대변인을 임명한 데에는 이처럼 주요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 대변인이 정부 출범 직후 2년 가까이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는 점도 이번 발탁의 배경이 됐다.고 대변인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등과 함께 2017년 대선 때 문 대통령 캠프에 합류한 '신(新) 친문' 인사로,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대선 후에는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일하며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현안들을 문 대통령의 곁에서 지켜봤고,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더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 중 하나"라며 "그동안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뛰어나고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라고 소개했다.고 대변인은 아울러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대국민 소통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선에는 고 대변인이 이런 소통능력을 살려 정책성과를 제대로 홍보해 달라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외부인사를 영입할 경우 검증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내부 발탁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청와대 내에서는 '젊은 대변인'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읽힌다.

윤 수석은 "고 대변인은 대통령 비서실의 가장 젊은 여성 비서관"이라며 "여러 세대, 다양한 계층과 잘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고 대변인이 아직 젊은 만큼,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 대변인은 2017년 문 대통령 대선 캠프로 합류하기 전까지는 정치권이나 관가에서 활동한 적이 사실상 없었다.

일부에서는 고 대변인이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동안에도 김정숙 여사의 일정 수행 등을 맡아와, 정무·정책적 경험을 충분히 쌓지는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다만 윤 수석은 이런 지적에 대해 "그동안 부대변인으로 활동을 하지 않았나.

그 과정에서 정무감각을 많이 키웠으며, 지금은 (정무감각이) 탁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해서 정무감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반박했다.

윤 수석은 그러면서 "이제까지처럼 대언론창구를 대변인으로 일원화하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앞으로 청와대의 모든 소통은 고 대변인으로 일원화할 것"이라며 "대신 부대변인을 한명 보강해 한정우 현 부대변인과 함께 '2부대변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