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로 치고 나간 이정민 '베테랑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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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KLPGA챔피언십 1R‘베테랑과 신예의 외나무다리 승부’다. 25일 뚜껑을 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가 세대 간 대표 선수들의 양보 없는 격돌을 예고했다. 빗속에서 치러진 ‘우중혈투’의 선봉에 이정민(27)과 윤슬아(33)가 섰다.
보기 없이 버디 5개 쓸어담아
'맏언니' 윤슬아도 4언더파 2위
이정민은 이날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6610야드)에서 열린 크리스F&C KLPGA챔피언십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쓸어 담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맏언니 격인 윤슬아가 1타 뒤진 4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올랐다. 전반을 이븐파로 마친 그는 후반 첫 홀에서 보기를 1개 내준 후 5개의 버디를 쓸어 담으며 타수를 줄였다.이정민과 윤슬아는 각각 통산 8승, 3승을 기록 중인 고참급 챔프들이다. 2005년 투어에 데뷔한 윤슬아는 지난해 시즌 상금 78위에 그치면서 시드 순위전을 다시 봐 10위에 오른 덕에 올 시즌 투어출전권을 잡았다. 올해 친동생인 윤정호(28)와 일화 맥콜 골프단에 나란히 입단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 그만큼 올 시즌에 대한 각오가 새롭다.
이정민의 1라운드 선두는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상승세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네 번의 톱10으로 상금 순위 29위에 올랐던 이정민은 올 시즌 5개 대회 만에 벌써 톱10에 두 번 진입하는 등 고점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현재까지 시즌 상금 순위도 21위로 분위기가 좋다. 고육지책으로 바꾼 집게그립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이정민은 2010년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투어 데뷔 첫 승을 챙긴 후 2016년까지 통산 8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이후로는 우승과 연이 닿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항하는 신예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미국 투어에서 잠시 돌아온 ‘핫식스’ 이정은(23)이 3언더파 69타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은 1라운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3언더면 만족스럽긴 하지만 오늘은 스윙 자체가 좀 잘 안 된 측면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구질은 드로인데 오늘은 스윙이 잘 안 돼 페이드로 공략하느라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보기 2개가 아쉽지만 남은 기간 잘 공략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LPGA 무대가 5개월 만인 그는 “미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아 조용히 플레이했는데 한국에 오니 갤러리도 많아 설레면서도 조금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이정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올해 신인왕 획득이 유력하다는 평가다.지난주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한 ‘천재 골퍼’ 최혜진(20)이 3언더파 69타로 이정은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버디를 5개 잡고 보기를 2개 내줬다. 최혜진은 지난해 KLPGA투어 신인왕에 오르고 대상까지 낚은 ‘슈퍼 루키’다. 그는 경기 후 “어제 더워서 오늘 추울 것으로 생각 못하고 얇게 입고 나와 추위에 떨었다”며 “경기에 크게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근육이 조금 뭉치고 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새내기 돌풍의 주역인 조아연(19)은 이븐파로 대회를 시작했다. 버디를 3개 골라냈지만 보기도 3개를 내줬다. 그는 KLPGA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여자오픈에서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대상 포인트와 평균 타수에서는 1위, 상금 랭킹에서는 2위에 올라 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 장하나(27)는 3오버파로 부진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선우(25)는 이븐파로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양주=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