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교장관 "중동 일부 지도자들이 트럼프-이란 갈등 부추겨"

미와 새 협상 가능성 일축…"北, 핵 때문에 대접받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중동국들과 미관리들이 이란의 지역 영향력을 저해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이란과의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리프 장관은 25일 유엔본부 이란 대표부에서 가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원치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경제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지역 동맹들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축소할 수 있다고 계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 UAE 지도자들과 트럼프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또 다른 중동전으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면서 한편으로 백악관 측의 오산이나 이란 적(敵)들의 일부 도발로 전쟁이 발발할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형성하려고 시도하는 'B팀'의 구성원으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및 무함마드 빈자예드 UAE 왕세자 등을 지목하면서 B 팀의 핵심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꼬드겨 그가 원치 않는, 값비싼 대립으로 몰아넣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앞서 자리프 장관을 이란 강경정권의 '대외창구'로 지칭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이란이 지역에서 공격적인 태세를 포기하고 정상국가로 행동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 지도부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간 회담에서 배제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격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던 자리프 장관은 당시 자신의 조치가 부서의 품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나중 시리아와의 회담에서 배제된 것은 실수였으며 자신이 계속 이란 외교정책을 관장할 것이라는 보장을 받고 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또 트럼프 행정부와 새로운 협상은 생각지 않고 있다면서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 및 다른 5개국과 핵협정을 체결했으며 단지 미국이 이를 차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그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트럼프의 정상회담과 같은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미국이 협정을 철회함으로써 "미국과 일단 무엇을 협상하더라도 이에 대한 보장이 전혀 없어진 셈"이라고 일축했다.

자리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의 위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이란보다 북한을 더 배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부지불식간에 핵무기 개발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