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의 길 찾은 문 대통령 "금강산관광 조속 재개 노력"

'판문점 선언 1년' 앞두고
평화·번영 기원 '솟대' 설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강원 고성군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에 도착해 일리야 벨라코프 수원대 교수(오른쪽 두 번째), 영화배우 류준열 씨(맨 오른쪽) 등과 함께 군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둔 26일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 고성군 비무장지대(DMZ) 박물관에서 열린 ‘평화경제 강원 비전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담대한 여정 속에서 강원도와 함께 한반도 평화경제의 시대를 준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판문점 선언 1주년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북한의 ‘대남 비난’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진척이 없는 남북한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전날 “앞에서는 평화와 대화를 운운하고 뒤에서는 동족을 반대하는 불장난질을 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22일 시행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조평통이 1년3개월 만에 우리 측을 향해 공격적 비난 성명을 내놓은 점이 주목된다. 이날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도 북측이 불참하며 ‘반쪽짜리’ 행사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내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1주년이 되는 날로, 1년 전 남과 북은 전 세계 앞에서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천명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세계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떠올리면 함께 생각나는 지역, 누구나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7일 개방되는 ‘DMZ 평화의 길’을 찾아 고성 해안길을 직접 걸었다. 해안길이 끝나는 ‘금강 통문’ 앞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솟대를 설치했다. ‘DMZ 평화의 길’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가 철거된 강원 고성(동부)·철원(중부), 경기 파주(서부) 등 3개 지역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최근 산불 피해를 본 고성과 속초를 찾아 복구 계획을 점검하고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특히 산불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인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 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100가구 중 58가구가 산불 피해를 입어 대다수 주민이 임시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한 마을 주민은 문 대통령에게 “제발 좀 살려 달라”며 “남편이 잠수함에서 35년 근무하다가 저 집 하나 남겨줬는데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문 대통령은 “강원도민은 위험한 순간에도 이웃의 안전을 먼저 챙겼고, 스스로 돕는 도민의 모습을 보며 전 국민이 호응했다”면서 “이제 정부가 강원도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