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들 "英, 여전히 '노 딜' 브렉시트 리스크 커"

피치 "브렉시트 연기가 리스크 완전 제거하지 못해"
S&P, 영국 올해 성장률 1.1% 전망…재정에 악영향 우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Brexit)를 추가 연기했지만 여전히 '노 딜' 리스크가 크다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 제기됐다.'노 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당초 영국은 지난 3월 29일을 기해 EU와 결별할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연기를 통해 이를 10월 말로 늦췄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전날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피치는 그러나 영국 경제가 여전히 '노 딜' 브렉시트 리스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피치는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 대한 영국과 EU의 합의는 '노 딜' 리스크를 줄이기는 했지만 이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노 딜' 브렉시트 리스크는 그동안 영국 경제에 투자 감소 등의 악영향을 미쳐왔다.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S&P의 영국 국가신용등급은 'AA',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S&P는 영국이 EU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잃을 경우 정부 재정이 어려워지고 준비통화(reserve currency)로서의 파운드화 역할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준비통화는 달러화, 파운드화, 엔화 등 각국이 대외 지급 및 결제를 위한 준비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통화를 말한다.

S&P는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협상이 보다 명확성을 제공하고, 영국이 추가 관세나 비관세 장벽 없이 주요 부문에서 EU 시장 접근권을 유지할 수 있다면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P는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이 1.1%에 그치면서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저조한 성장률이 재정의 발목을 잡아 그동안의 긴축재정 기조를 끝내겠다는 정부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브렉시트를 10월 말까지 추가 연기하면서 오히려 미래관계 협상을 위한 시한이 단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당초 영국과 EU는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2020년 말까지 전환(이행)기간을 두기로 하고, 이 기간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