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이 1원 된다고?…리디노미네이션 논란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변경·redenomination)이 경제 분야의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리디노미네이션 논쟁은 지난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그는 3월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논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 발언에 보조를 맞춰 국회도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원욱·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다음달 13일 국회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논한다’ 정책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후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검토할 상황이 아니다”며 불 끄기에 나섰다. 이 총재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디노미네이션 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리디노미네이션은 정부가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입장에서 지금 논의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와 한은의 진화작업에도 불붙은 리디노미네이션 논쟁은 꺼지지 않고 오히려 학계 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 액면가를 변경해 단위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1000원’을 ‘1원’으로 변경하는 식이다. 이처럼 화폐 단위가 줄면 거래할 때나 장부를 작성할 때 편리하고 우리 돈의 위상도 올라간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은행·증권 시스템 등을 바꿔야 하는 만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반론도 있다. 물가가 오를 거라는 우려도 크다. 리디노미네이션의 경제적 파장과 이를 도입한 다른 나라들은 그 결과가 어땠는지를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김익환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