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K뷰티·K패션처럼"…글로벌 물기업 키우는 'K워터'

혁신 나선 공기업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와 중소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베트남에서 현지 기업들과 상담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이학수)는 ‘물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공기업’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물분야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해 1000조원 규모의 글로벌 물산업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 물산업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국내 기업 최소 15곳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물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물관리 전문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수질과 수량 관리를 통합하는 ‘물관리 일원화’ 관련법이 지난 24년간의 논의 끝에 제·개정돼서다. 물재해 안전 강화로 물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물 복지를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물분야 스타트업 집중 발굴영국 리서치기관인 GWI에 따르면 글로벌 물산업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7252억달러(약 840조원)가량이다. 연평균 4% 성장을 거듭해 내년 8520억달러(약 988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수자원공사는 ‘1000조원 글로벌 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17년 오픈플랫폼 형태의 물산업 육성 전담조직인 ‘물산업 플랫폼센터’를 열었다. 50여 년간 공사가 축적해온 물관리 노하우 등을 중소·벤처기업과 공유하려는 취지다.

정부의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금까지 41개 물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선정해 창업공간과 기술자문을 제공했다. 2021년까지 사내외 물산업 분야 스타트업을 100개 이상 발굴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목표다.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중소기업 10곳의 해외 기술현지화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수자원공사와 스코트라, 대원강업, 일렉워크 등 중소기업 3곳은 지난해 필리핀 세부주 산타페시에서 50㎾급 수상태양광 시범사업을 벌였다. 태양광 모듈만 설치한 게 아니다. 사업성 평가와 시설 운영관리 경험을 전수하고 현지인력을 교육했다. 이를 토대로 현재 약 100만달러 규모의 수상태양광(500㎾) 수출 계약이 진행 중이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중소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베트남 현지에서 농촌지역 용수공급 시범사업을 시연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K-water 브랜드 확 키울 것”

수자원공사는 K뷰티, K패션처럼 한국의 물산업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을 2030년까지 물산업 선도국가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목표다. 2030년까지 글로벌 물기업 15개를 키우기로 했다. 2017년부터 물산업 해외 진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 지원 시스템은 국경을 넘나든다. 국내에서는 목표 시장 설정과 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현지 사업화 전략을 위해 관세사, 인증 전문가 등 전문가들로 꾸려진 지역별 전담팀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싱가포르(동남아시아), 아랍에미리트(중동) 등 권역별 거점센터를 두고 물산업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내년까지 총 6개 권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물분야 글로벌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베트남에서 현지 맞춤형 스마트 물관리기술 보급 사업을 마무리했다. 연말까지는 인도네시아에서 맞춤형 물재해관리 시스템 개발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글로벌 물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물산업 관련 대표적인 단체는 아시아물위원회(AWC)다. AWC는 2016년 한국 주도로 창설된 아시아 최대 물 협의체다. 3년마다 아시아국제물주간을 개최하며 회원 기관은 130곳이 넘는다. 아시아 물문제 해결과 함께 국내 기업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AWC 창립 이후 줄곧 회장직을 맡아왔다.

○물관리 역량 대폭 강화수자원공사는 물관리 역량 강화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6월 수질 및 수량 관리를 통합하는 ‘물관리 일원화’ 관련법이 지난 24년간의 논의 끝에 제·개정됐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최근 여름철 홍수 기간을 대비해 ‘2019 통합물관리 훈련’을 했다. 물관리 일원화의 취지를 살려 종전까지 개별적으로 하던 수질, 수량, 생태 분야 훈련을 하나로 합쳤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댐과 보 등 전국 57개 수자원 시설을 중심으로 125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녹조 대응, 태풍 대비, 수질사고 원인 규명과 대응 등 통합적 훈련을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