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 정책 이끄는 '수출금융 리더'

혁신 나선 공기업

한국무역보험공사

현지 방문 심사단
'모바일-K오피스' 가동
올해 12.2% 늘려 55조 지원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왼쪽)과 피유시 굽타 싱가포르개발은행장이 한국 기업 참여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제공
한국무역보험공사(사장 이인호)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발맞춰 적극적인 수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수주를 전제로 한 발주처 앞 ‘사전금융한도’ 제공과 무역보험 특별 지원, 현지 방문 심사단 운영, 현지 네트워크 거점 확대 등은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했거나 추진 중인 기업들에 ‘단비’와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전금융한도로 기업 경쟁력 지원무보는 우리 기업들이 신남방 국가에서 더 많은 건설 수주를 할 수 있도록 해외 발주처를 대상으로 사전금융한도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전금융한도는 한국 기업에 사업을 발주한 외국 기업을 상대로 무보가 선제공하는 신용한도다. 발주처의 자금 조달을 지원해 한국 기업의 수주를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전체 해외 건설 수주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전금융한도는 신남방 진출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다. 올 3월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와 사전금융한도 관련 업무협약도 맺었다. 무보 관계자는 “다른 동남아 지역에 대해서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보는 지난해 6월부터 상품 수출 확대를 위한 ‘무역보험 특별지원 방안’도 시행하고 있다. 무역보험은 제품을 수출하고서도 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무역보험을 이용하는 수출 기업은 대금 회수에 대한 부담 없이 수출을 늘릴 수 있다. 특별지원 방안이 시행되면서 신남방 지역 수출 업체들은 무역보험 한도를 최대 두 배까지 우대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신남방 진출 기업에 제공되는 한도는 총 98억달러에 달한다. 특별지원 시행 전보다 16% 증가한 수치다.‘현지 중심 서비스’ 대폭 확대

무보는 현지 방문 심사단인 ‘모바일-K오피스’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K 오피스는 무보 직원이 수입자를 직접 방문해 현장실사 후 무역보험을 제공하는 제도다. 회계규정이 미비한 경우가 대부분인 신흥국에선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수입자를 제대로 조사하기 어렵다. 제대로 조사받지 못하다 보니 무역보험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 모바일-K오피스가 직접 현장실사를 하게 되면서 이 같은 문제점이 해결됐다. 작년 한 해 동안 모바일-K오피스 운영으로 신남방 지역에 제공된 무역보험 한도는 900만달러를 넘어섰다.현지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무보는 지난해 싱가포르에 지원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베트남 호찌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뉴델리 등 3개 지사에 이어 네 번째다. 올해는 베트남 하노이에도 지원 조직을 추가할 예정이다. 무보 관계자는 “현지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우리 기업들의 신남방 국가 공략을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지원 조직은 동남아 최대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과 공동 금융 제공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수출 중소기업 지원에도 앞장무보의 올해 중소·중견기업 지원 목표는 지난해보다 12.2% 늘어난 55조원이다. 수출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지난 1월부터는 △중소기업 단기수출보험료 할인 확대(30%→35%) △주력·신흥시장 진출 특별 지원 가능 한도 최대 두 배 확대 △영세 수출 기업 보증 한도 무감액 1년 연장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인호 사장은 “어려운 무역 여건 속에서 새로운 수출 활로를 찾는 것이 우리 기업들의 당면 과제”라며 “중소·중견기업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수출 활력을 높이고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데 무보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