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리커창, 美 드라마 '왕좌의 게임' 열렬한 팬"

대사 인용·패러디도 즐겨…"일정 바빠 압축 편집본 시청"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외국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왕좌의 게임' 대사를 인용해 "우리는 이 세계가 웨스테로스 대륙의 혼란스러운 칠왕국(Seven Kingdoms)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웨스테로스는 미국 케이블 채널 HBO가 제작해 세계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가상의 대륙으로, 이 대륙의 7개 왕국은 연맹국가의 통치자 자리인 '철 왕좌'를 놓고 다툰다.

시 주석은 '대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012년 국가부주석 신분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 어린이가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이루냐고 묻자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 제목인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시 주석뿐 아니라 리커창 총리 역시 '왕좌의 게임' 팬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 총리는 최근 크로아티아 남부 두브로브니크에서 개최된 중국과 중·동유럽 국가들의 '16+1'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왕좌의 게임'에 나온 대사를 인용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두브로브니크는 '왕좌의 게임'에서 칠왕국의 수도인 킹스랜딩(King's Landing)의 주 촬영지로, 리 총리는 중국과 중·동유럽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이 드라마의 대사를 인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지도자의 '왕좌의 게임' 사랑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국에서는 제대로 된 드라마를 보기 힘들다.

중국에서 '왕좌의 게임'을 배급하는 텐센트 그룹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상당 부분 삭제한 편집본을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6월 HBO 채널의 코미디 쇼에서 중국 검열 당국이 시 주석을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곰돌이 푸'에 비유하는 콘텐츠를 줄곧 삭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꼬집은 후 중국에서는 HBO 웹사이트가 차단되기도 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도 '왕좌의 게임' 요약본을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국 정부 관계자는 "그들은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드라마 전체를 볼 시간이 없다"며 "'다이아몬드 버전'으로 불리는 압축·편집본을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