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별들의 전쟁' 지속…"BTS 마케팅이 모범 사례"

(위에서부터)KB국민은행의 광고모델 방탄소년단, 우리은행의 광고모델인 블랙핑크, NH농협그룹 통합멤버십 홍보모델인 하니
시중은행들이 내로라하는 청춘 스타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젊은층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BTS)으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별들의 전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배우 박보검을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쏠(SOL)'의 새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아이돌 그룹 '워너원'을 모델로 내세워 젊은 고객들을 끌어모은 바 있다. 당시 워너원 멤버들의 사진이 들어간 체크카드는 10만장가량이 발급되며 큰 인기를 모았다.

작년 말 워너원과 광고모델 계약이 종료된 후 고심을 거듭한 끝에 차기 모델로 박보검을 낙점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배우 박보검이 팬 한 사람 한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신한은행이 추진하는 '고객 중심의 따뜻한 금융'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모델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NH농협그룹은 올 초 범농협 통합멤버십 홍보모델로 아이돌 그룹 EXID의 멤버 하니를 홍보모델로 선정했다. 배우 정해인과는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같은 시기 우리은행도 블랙핑크와 광고계약을 체결하며 별들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리은행의 '글로벌 전략'에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블랙핑크가 이미지 제고와 홍보에 도움이 되리란 판단이 작용했다.

은행권은 청춘 스타 마케팅의 모범 사례로 KB국민은행을 꼽고 있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젊은 고객 유치와 글로벌 인지도 제고에도 BTS가 큰 기여를 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지난해 6월 출시한 'KB X BTS적금'은 출시 6개월여 만에 27만좌가 판매됐다. 당초 이 적금은 판매 기간이 지난해 말까지였지만, 고객의 요청에 판매 기간을 두 차례 연장했다.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광고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작년 3월 '1300만이 선택한 대한민국 NO.1 디지털뱅킹'을 슬로건으로 유튜브에 게재된 KB스타뱅킹 광고 영상은 조회수1000만건을 돌파했다. 올해 1월 공개된 리브(Liiv) 광고 영상도 4개월 만에 조회수 500만건을 넘었다.

국민은행의 유튜브 구독자 수도 5만1400명을 넘어섰다. 하나은행(1만3800명), 신한은행(7900명), 우리은행(5600명)의 구독자 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이 같은 인기에 국민은행은 작년 말 방탄소년단과 광고모델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고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방탄소년단 신드롬에 어깨를 들썩이는 국민은행과 이를 롤 모델로 별들의 전쟁에 뛰어든 은행들의 치열한 싸움은 당분간 지속되리란 분석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면서 국민은행의 글로벌 인지도가 크게 치솟았다. 젊고 열정적인 이미지는 덤이다"며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청춘스타들의 광고 효과는 상상을 뛰어 넘는다. 국민은행과 방탄소년단이 이를 증명했고, 앞으로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은행들은 글로벌 청춘스타들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