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유독 생리 전에 당기는 술, 다이어트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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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mc 신촌점 김정은 대표원장최근 내원한 A씨는 술이 걱정이라고 했다. A씨는 다이어트도 다이어트지만, 음주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술을 즐겨 마시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A씨에게도 유독 술이 당기는 날이 있다고 한다. 바로 ‘생리 전’이다. 평소 좋아하지도 않던 술이 너무 당겨 처음에는 맥주 한 캔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절제를 하지 못해 3~4캔을 마시게 되고 아예 판을 키워 그 이상을 마시는 날까지 있다는 게 A씨의 말이다.그렇다보니 한 달 내내 힘들게 이어온 다이어트가 생리를 앞두고 일순간에 무너지기 일쑤고, 아예 다이어트를 포기할까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까지 든다고도 했다.
A씨와 같은 이러한 증상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생리전 증후군’(PMS)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생리전 증후군을 심하게 겪는 사람일수록 증상 완화를 위해 가급적 생리 전 금주를 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학 마리아 델 마르 페르난데스 예방의학과 교수연구팀이 8개국에서 발표한 관련 연구논문 19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 연구대상은 총 4만7000여 명의 여성으로, 이들의 음주량과 생리전 증후군 발생률을 비교했다.그 결과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음주량이 보통인 경우(moderate drinking) 45%, 음주량이 많은 경우(heavy drinking) 79%까지 생리전 증후군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분석 결과가 알코올이 생리전 증후군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증거는 아니지만 적어도 술이 생리전 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이처럼 생리 전에 술과 같은 특정 음식이 당기는 것은 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생리 전 군것질이 당기는 여성들도 더러 있는데, 이 역시 호르몬 변화가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여성 호르몬은 한 달을 주기로 끊임없이 요동치는데, 월경 주기의 어느 시점에 있느냐에 따라 당기는 음식 또한 달라질 수 있다.
생리 주기 후반부에는 신진대사가 빨라지고 여성의 몸이 더 많은 영양소와 칼로리를 필요로 해 각종 음식에 대한 욕구가 더욱 솟구칠 수 있다. 이때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지기 쉽다.
하지만 술처럼 '중독성 있는 음식'에 대한 관리는 다이어트 중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또한 설탕, 소금, 탄수화물, 자극적인 맛을 낸 가공식품 등도 중독성이 강해 식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탐이 나타나는 순간 다이어트는 그걸로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음식에 대한 욕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쉽게 물리치기 어렵다. 안 먹으려고 기를 쓰다 욕구를 이기지 못해 폭식에 이르는 경우도 잦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음식을 피하려 애쓰기 보다는 ‘건강한 방식’을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음과 습관의 변화를 동시에 다스려야 식탐을 조절할 수 있고 다이어트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만약 생리를 전후로 각종 음식에 대한 욕구를 참기 어렵다면, 전문의나 식이영양사를 통해 식이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식사일기를 작성해 자신의 하루 식단을 살펴보고, 부족한 영양소와 과잉 칼로리 섭취 등을 체크하고 조절하는 방법도 권한다. 혹은 전문의를 처방을 통한 비만약 복용이나 관련 치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