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新북방·新남방 넘어 태평양동맹…경제 다변화 모색

중남미 국가들과 교류 확대…엄중한 경제 상황서 새 시장 개척 노력
문재인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29일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한국과 중남미 국가들간 경제협력 가속화의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후 채택한 한·칠레 공동성명에 "피녜라 대통령은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의사를 환영했고, 조속히 가입 협상을 개시할 수 있도록 양 정상이 협조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태평양동맹은 멕시코와 콜롬비아, 페루, 칠레 4개국이 2012년에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으로, 이 국가들은 중남미 총 GDP(국내총생산)의 38%, 무역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칠레가 동맹의 의장국인 만큼, 이날 양 정상의 합의는 한국이 준회원국 자격을 얻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준회원국 가입은 태평양동맹 소속 국가들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것과 사실상 같은 효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이미 페루, 콜롬비아, 칠레 3개국과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한 바 있고, 가입이 완료될 경우 멕시코와의 FTA 체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멕시코는 한국의 10대 수출국 중 하나임에도 FTA가 체결돼 있지 않아, 한국 기업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한·칠레 FTA 개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한·칠레 FTA 개선에 속도를 내달라는 피녜라 대통령의 요청에 "FTA 개선 협상에서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 간 미래 경제협력을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엄중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시장을 개척,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신남방정책,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과의 교류를 강화하는 신북방정책 등을 추진해왔다.

이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기존의 주변 4강을 중심으로 한 경제 체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한국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계속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 교역 다변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