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파행 계속…'연금개혁 특위' 시한 연장 무산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등 의결 거부…문성현 위원장 "조속히 정상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29일 국민연금 개혁 문제를 논의하는 산하 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연장하려 했으나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포함한 일부 위원의 의결 거부로 무산됐다.경사노위는 이날 "국민연금 개혁과 노후 소득 보장 특별위원회(연금개혁 특위) 논의 시한 연장안 등 7개 심의 안건을 오늘 본위원회 서면 의결로 처리하고자 했지만,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와 일부 공익위원의 의결 거부로 안건을 처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금개혁 특위는 이날로 6개월의 활동 기간이 끝나는데 국민연금의 적정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등에 관한 노사 양측의 이견으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는 연금개혁 특위의 활동 기간을 3개월 연장하기로 하고 이번 본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했다.본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은 연금개혁 특위 논의 시한 연장안 외에도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의제별 위원회 설치안, 버스·운수 업종별 위원회 설치안, 경사노위 운영세칙 개정안,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합의문, 포용적 디지털 전환을 위한 선언문,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문 등이다.

재적 위원 17명 가운데 12명은 이들 안건에 찬성했으나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명과 공익위원 2명은 의결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경사노위법에 따르면 본위원회는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 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다.

또 근로자 위원, 사용자 위원, 정부 위원 각각 2분의 1 이상이 출석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경사노위법상 본위원회 재적 위원은 18명이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불참으로 현재 17명이다.근로자 위원은 4명인데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명이 여기에 속한다.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명은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난달 7일과 11일 본위원회에도 불참한 바 있다.

이때부터 경사노위의 최고 의결 기구인 본위원회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연금개혁 특위의 활동을 예기치 않게 중단해야 하는 사태도 그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이번 본위원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하지 않고 서면 의결 방식으로 한 것도 이들 3명이 본위원회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게 경사노위의 설명이다.

경사노위는 일부 위원의 보이콧으로 본위원회가 공전하는 사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보고 본위원회 의결 구조와 운영 방식 등을 개선할 방침이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경제·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안건들이 3차례에 걸친 노동계 계층 위원들의 불참과 의결 거부로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며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 대화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양극화와 격차 해소, 사회안전망 강화, 지역 일자리 창출 등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가 절실하다는 생각은 참여 주체 모두 변함이 없다"며 "참여 주체들과 지혜를 모아 조속히 사회적 대화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문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에 대해서는 "노사정간 어렵게 도출한 합의안인 만큼, 국회가 이를 충분히 반영해 근로기준법 개정에 나서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