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효성그룹 건설사 진흥기업, 매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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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11년 만에 다시 매각▶마켓인사이트 4월 30일 오후 4시11분
채권단이 지분 44% 보유
올초 7년여 만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효성그룹 계열 건설사 진흥기업이 매각 절차를 밟는다. 효성그룹이 이 회사를 인수한 지 10여 년 만에 다시 매물이 됐다.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 25일 회의를 열고 진흥기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주관사는 삼정KPMG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경영권을 보유한 효성그룹 지분도 채권단 지분과 함께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흥기업 최대주주는 지난해 효성이 인적분할해 설립한 효성중공업(지분율 48.19%)이다. 우리은행(25.28%)과 산업은행(7.58%) 등 30여 개사로 구성된 채권단도 지분 44%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그룹과 채권단 지분을 합하면 매각 대상 지분은 92% 수준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주 채권단 회의에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업 재무상황이 개선된 만큼 인수 희망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1959년 설립한 진흥기업은 2000년대 초 ‘더블파크’ 등 브랜드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주택건설 사업을 벌였다. 2008년 931억원에 효성그룹에 팔렸다. 당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하자 2009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2011년 자본잠식 위기에 처해 워크아웃을 신청한 데 이어 그해 5월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2012년, 2014년, 2017년 세 차례에 걸쳐 채권단의 출자 전환과 효성 측의 유상증자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효성그룹은 수천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했지만 회사 재무상태가 좋아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7년 효성과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을 2 대 1로 감자하는 동시에 유상증자를 병행하면서 자본 잠식에서 벗어났다. 2016년 당기순손실 752억원을 냈지만 2017년에는 218억원의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도 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진흥기업은 외부전문기관 실사를 거쳐 올 1월 1일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7년 반 만이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종료를 결정하면서 진흥기업을 매각하기로 효성 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진흥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6711억원, 영업이익은 350억원, 당기순이익은 60억원이었다. 작년 7월 기준 시공능력평가액은 5688억원, 도급순위는 58위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진흥기업 주가는 이날 전날과 같은 191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 시가총액은 2779억원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