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반부패 사정 가속…고위간부 잇따라 낙마

산시성 전 비서장·저장성 전 부성장 쌍규 처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들어 강력한 반(反)부패 사정을 예고한 상황에서 중국의 고위공직자들이 잇따라 부패 혐의로 낙마하고 있다.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인민망(人民網),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신보(信報)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중앙기율위)는 29일 산시(陝西)성 당 위원회의 첸인안(錢引安ㆍ54) 전 비서장에 대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雙開) 처분을 내렸다.

첸 전 비서장은 산시성 공산당의 이인자였다.

쌍개는 중국 공산당이 당원에게 내리는 최고의 징계처분이다.당직과 공직 두 가지를 동시에 박탈하는 징계처분이어서 쌍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신화통신은 "첸 전 비서장이 (당의) 정치적 이념과 의식을 완전히 상실했다"면서 "그는 부정직했으며, 잘못을 시정하고 당의 도움을 받으라는 지시를 거듭해서 거절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첸 전 비서장은 기업인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선물과 헬스클럽 회원권 등을 받은 혐의다.특히 그는 친링산맥 북쪽의 불법 호화별장을 철거하라는 시 주석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작년 11월 쌍규(雙規) 처분을 받고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아 왔다.

쌍규는 중국 공산당이 중대한 기율 위반을 한 당원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때 진행하는 절차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의미다.

앞서 중앙기율위는 지난 28일 먀오루이린(繆瑞林) 전 저장(浙江)성 부성장에 대해서도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 처분을 내렸다고 중국 언론매체들은 전했다.먀오 전 부성장은 작년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저지른 기율 위반 혐의로 쌍규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중앙기율위는 먀오 전 부성장이 권력을 이용해 성을 상납받고 막대한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SCMP는 지난 26일 소식통을 인용해 쓰촨(四川)성의 펑위싱(彭宇行·57) 부성장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지난 10일에는 중국 '개혁·개방 1번지'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의 리화난(李華楠) 전 부서기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雙開) 처분을 받았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의 한 교수는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당 간부들이 당규를 준수할 것을 강조해 왔다"면서 당과 정부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반부패 캠페인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집권 이후 반부패 캠페인에 착수한 시 주석은 올해도 강도 높은 사정을 예고한 상태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9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반부패 투쟁에서 거둔 압도적인 승리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당과 국가의 감독 체계를 보완하고 결연히 실행에 옮겨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자"고 주문한 바 있다.하지만 일각에선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정적 제거에는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공직 사회의 관료주의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