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곰탕집 성추행 피의자 아내 "평범한 가정 무너져…항소심 납득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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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집 성추행 사건 남성 항소심
'징역 6개월→집행유예'
곰탕집 성추행 사건 2심도 유죄
피의자 아내 "항소심 납득 못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하다"는 글이 올리면서 세상에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처음 알린 피의자 아내가 항소심 후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아내 A씨는 30일 처음 글을 올렸던 보배드림 게시판에 "곰탕집 사건 올렸던 와이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다시 올리면서 "남편의 갑작스러운 법정구속으로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힘을 주셨다"면서 "평범했던 가족의 일상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많은 자료들과 증거들을 제출했지만 예상과 다른 (항소심) 결과에 너무 허무하고 화가 난다"면서 "열 명의 범죄자를 잡지 못해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는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 많이 지치고 힘들지만 다시 한 번 대한민국에 정의가 남아있다는 데 기대를 걸어보겠다"고 덧붙였다.앞서 부산지법 형사3부(남재현 부장판사)는 26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B 씨(39)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160시간 사회봉사,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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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B씨는 수사기관에서 어깨만 부딪혔고 신체 접촉 자체가 없었다고 했지만, 폐쇄회로 TV를 본 후 접촉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고 말하는 등 진술 일관성이 없다"며 "B 씨가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증인도 사건 현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한 것은 아니어서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B 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그 누구도 자신이 행하지 않은 일로 인하여 처벌받는 일은 없어야 하고, 헌법상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 역시 엄격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다만 본 사건의 경우에는, 언론 등을 통하여 제한된 정보만을 접하는 사건의 외부인의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여러가지 증거가 반영되어서 유죄판결이 나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성범죄사건은 '성범죄의 피해자는 약자'라는 도식화된 논리에 기인하여, 헌법상 대원칙인 무죄추정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