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왕관' 할리스, 혼밥족·카공족 잡고 5대 커피전문점으로

지난해 매출 1500억원 '사상 최대'
1억잔 로스팅 센터로 성장 가속
할리스커피 세로수길점.
할리스커피는 국내 최초의 에스프레소 커피 프랜차이즈로 1998년 출발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맛과 공간 모두 어중간한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매장 300여 개, 매출 500억원 안팎에서 정체됐다.

‘빨간 왕관’ 로고를 앞세운 할리스는 요즘 도심 주요 상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카페가 됐다. 2013년 할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IMM은 ‘압도적인 공간 만들기’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라이프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가맹점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공간과 콘텐츠 연구에 무게를 뒀다.할리스의 상권 개발과 인테리어팀은 한 번에 움직인다. 지역 특성에 맞는 콘셉트로 공간을 꾸몄다. 사람들은 할리스를 ‘혼밥 카페’ ‘24시간 독서실’ ‘키즈카페’ 등으로 부른다. 오피스와 대학가 상권에선 매장을 1인 독서실처럼 꾸몄다. 휴양지나 관광지는 한옥으로 꾸미거나 푹신한 대형 소파 ‘빈백’만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30~40대가 많이 사는 아파트 상권에는 카페 안에 ‘키즈존’을 만들었다. 본사가 플래그십 매장에 투자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면 가맹점의 매출도 늘었다.

변화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할리스커피는 15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상 최대였다. 2015년 처음 본사 매출 1000억원을 넘겼고, 지난해에도 10% 성장했다. 수익성도 탁월하다. 일반 커피전문점은 영업이익률이 5~6% 정도인 데 비해 할리스는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매장은 538개로 늘었다.직원 수도 2013년 198명에서 지난해 약 700명으로 늘었다. 가맹점에서 일하는 직원이 본사 직원으로 발탁되는 경우도 많다. 할리스 관계자는 “현장 실무를 잘 아는 직원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100여 종의 베이커리와 식사 메뉴를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독서실과 사무실 대신 할리스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할리스는 ‘에그마요’ ‘스파이시 시푸드 리조또’ 등을 내놨다.

할리스는 올해 ‘커피 맛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100억원을 투자해 경기 파주에 ‘커피클럽 로스팅 센터’를 열었다. 이곳은 경기 용인에서 운영하는 ‘기흥 로스팅센터’의 3배 규모로 연간 1700t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다. 할리스는 커피 원두 수입과 물류, 혁신적인 공간 전략, 모바일로 주문하는 스마트 오더 시스템, 커피아카데미와 각종 음료 연구개발(R&D) 등 5대 축이 가동되면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진 할리스커피 대표는 “5년 전부터 선순환 구조인 ‘360도 H-MAP’을 구상했고, 올해가 이를 완성하는 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