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탓에 韓 클라우드 한발 늦어…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 내야"

필 앤드루스 레드햇 부사장
“한국 기업은 규제로 인해 클라우드 도입이 한발 늦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에 나선 많은 해외 기업을 빠르게 따라잡아야 합니다.”

필 앤드루스 레드햇 부사장(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뜻한다.그는 한국 금융권 최초로 프라이빗(폐쇄형) 클라우드를 기반 인프라로 구축한 롯데카드를 예로 들었다. 롯데카드 외에도 두산정보통신, 국가정보자원관리원(NIRS)이 레드햇 서비스를 활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했다.

앤드루스 부사장은 한국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늦었어도 곧 따라잡을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 인프라를 보유한 정보기술(IT) 강국”이라며 “최근 한국 정부도 클라우드 도입을 장려하고 있어 향후 3년 안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드루스 부사장은 오픈소스(무료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활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테슬라, 아마존웹서비스(AWS), 우버 등의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활용해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레드햇은 한국의 뛰어난 IT 인력들이 오픈소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교육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레드햇은 지난달 9일 한국에 ‘오픈 이노베이션 랩’을 개설했다. 레드햇 전문가들이 기업의 IT 환경을 바꾸는 작업을 도와주는 게 서비스의 핵심이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부터 대기업까지가 대상이다. 앤드루스 부사장은 기업들의 효과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랩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려면 경영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호주의 헤리티지뱅크는 조직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랩을 이용했다”며 “IT 개발팀은 물론 중간관리자, 임원진까지 랩에 파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랩에서도 6개월 안에 혁신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드햇은 1993년 설립된 미국의 세계 최대 오픈소스 제공 업체다. 앤드루스 부사장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신사업도 개발하고 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