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미래는 프라이빗"…페북 메신저에 '암호 장치'

개발자대회 개인정보 보호 화두
13년 만에 '디지털 광장' 포기
모바일 앱·인스타그램 싹 바꿔
“지금껏 페이스북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소통하는 ‘디지털 광장’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사적인 대화를 주고받는 ‘디지털 거실’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자사 개발자대회 F8에서 ‘개인정보 보호’라는 화두를 내걸며 “미래는 프라이빗(The future is private)”이라고 강조했다.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홍역을 치른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공개’라는 키워드를 버리고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행보에 나섰다. 2006년부터 13년간 지속해온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친구들의 콘텐츠나 뉴스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제공하는 것)’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커버그는 “앞으로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사업 경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사적인 소셜 플랫폼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이 이날 공개한 새로운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은 공통의 관심사로 묶인 ‘그룹’ 중심으로 개편됐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세분화한 친구 또는 그룹 등과 공유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앱 개편에 이어 하반기 PC 사이트도 전면 수정할 계획이다.페이스북 메신저는 보안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저커버그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볼 수 없는 ‘엔드 투 엔드’ 암호화 기능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PC 버전의 메신저 앱도 하반기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PC용 카카오톡처럼 페이스북 메신저도 PC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PC용 메신저 앱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동영상을 함께 보는 기능도 제공한다.

페이스북이 보유한 또 다른 SNS인 인스타그램도 확 바뀐다. 앞으로 인스타그램에서는 콘텐츠에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지 첫 화면에서 보여주지 않는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을 마치 경연대회처럼 느끼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페이스북은 이날 새로운 가상현실(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도 발표했다. 오큘러스 퀘스트는 지난해 선보인 ‘오큘러스 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PC와 연결하지 않고도 바로 쓸 수 있는 무선 헤드셋이다.

새너제이=안정락 특파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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