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신입 채용 '빅3 직무'는 연구개발·생산기술·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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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인재개발원, 246社 설문국내 주요 기업이 신입사원을 많이 채용하는 분야는 연구개발(설계), 생산기술, 정보기술(IT)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올해 이들 3개 직종에서 채용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46.4%를 뽑을 예정이다. 이에 비해 인문계 출신이 선호하는 국내영업·해외영업 분야 신입사원 채용비율은 28.9%에 머물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1, 2차 면접에서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원자의 태도’를 꼽았다. 기업들이 직무적합성을 따져 채용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지만 면접에서는 직무 지식보다 태도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다.
공채+수시채용 병행 비율 상승세
실무면접 때 지원자 태도 중시
이는 중앙대 다빈치인재개발원이 국내 주요 기업 246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신입사원 채용기준’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났다. 설문에는 제조업, 서비스업, 유통업, 금융업, 건설업, IT(정보기술)통신업 등이 참여했다. 이 조사를 주도한 박철균 중앙대 다빈치인재개발원장은 “최근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서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4년제 대학 취업준비생은 취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공채+수시’ 채용 비율 35.6%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 때 여전히 공개 채용을 선호하지만 점차 공채와 수시 채용을 병행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33.7%였던 이 비율은 올해 35.6%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제조업 47%가 ‘공채+수시’ 채용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다만 서비스업은 신입사원을 공채로만 뽑겠다는 비중이 60%로, 높은 편이었다. 이는 빠르게 변하는 서비스업 특성상 2030세대의 의견이 마케팅에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기업의 59.5%는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와 전공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자기소개서 부문에선 직무역량(35.8%), 지원동기(23.6%), 직무경험(15.4%) 등의 순으로 관심이 높았다. 지원자 전공과 관련해 제조업은 공학계열, 금융·보험업은 상경계열을 선호했다. 서류 검토 시 복수전공의 중요성에 대해선 ‘참고만 한다’가 43.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이공계의 경우 어중간하게 복수전공을 하는 것보다 한 개 전공을 확실히 잘하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면접 방식도 업종에 따라 달랐다. 제조업은 1차 실무면접에서 프레젠테이션(PT·46.2%)과 영어인터뷰(34.5%)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은 72.9%가 토론·PT면접을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 선호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지원자의 대학 졸업 여부도 취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2.8%)은 “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졸업 후에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통 기업 인사담당자는 “기업은 공백기간에 지원자가 입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기업들은 경력직 채용 시 2~3년 경력자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시 최소 3년 이상을 요구한 기업이 47.6%로 가장 높았고, 2년 이상은 23.2%였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최근 신입사원들이 입사 1년 만에 퇴사하는 것은 재취업 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처음 입사지원 때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충분히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에게 우선 필요한 역량으로 직무능력보다 ‘책임감(15.4%)’ ‘열정(15.4%)’ ‘성실성(14.2%)’ ‘적극성(13.8%)’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밖에 도전정신, 협력마인드, 인내심, 자신감, 예의범절 등도 신입사원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 꼽았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