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왕세제 만난 박원순 "석유 이후 시대 준비하는 리더십"

왕세제·환경장관 등과 연쇄 회동…'새활용 정책' 세일즈
프라이탁·방탄소년단 RM 가방 언급하며 새활용 산업 육성 역설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에 서울 새활용 작품 전시도 추진
중동·유럽 순방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첫 방문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서울의 '새활용' 정책 경험을 집중 '세일즈'했다.새활용이란 버려지는 물건을 조합해 생활용품이나 예술 작품 등으로 새롭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업사이클'이라고도 부른다.

박 시장은 1일(현지시간) UAE 실권자인 세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싸니 빈 아흐메다 알 제유디 기후변화환경부 장관 등 고위 관계자를 잇달아 만나 'UAE형 새활용 산업' 육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이는 지난 2월 모하메드 왕세제가 정상회담차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 박 시장과 '폐기물 재활용 정책사례 및 응용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박 시장은 모하메드 왕세제의 사저 '바다궁'에서 그를 예방하고 "지난번 맺은 협약의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방문했다"며 "왕세제께서 '석유를 싣고 두바이에서 마지막 배가 떠나는 순간이 슬픔의 순간이 아닌 축복의 순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들었다.

이것이야말로 석유 이후의 시대를, 문명을 준비하는 리더십"이라고 말했다.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최근 UAE도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고 재활용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UAE에서도 여러 방법으로 하고 있지만, 보다 발전된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화답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최근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평화적으로 진척될 것"이라며 관심을 표했다.

또 박 시장이 "한국과 UAE가 손해를 보면서도 관계를 이어가는 '형제 관계'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하자 "감사하고 감동적"이라고 동의의 뜻을 밝혔다.현재 UAE는 2021년까지 도시 고형폐기물 매립량을 75%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박 시장은 이에 앞서 오전 싸니 알 제유디 장관을 만나 서울시의 '서울새활용플라자' 등 환경정책 공유 방안을 논의했다.

싸니 알 제유디 장관은 지난해 10월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새활용플라자를 둘러본 뒤 '새활용플라자나 재활용·폐기물 종량제 정책 등을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요청한 바 있다.

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 기업 40개가 입주해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곳이다.

박 시장은 싸니 알 제유디 장관에게 "산유국 UAE가 화석연료 이후 시대 준비를 위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서울새활용플라자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했다는 점이 놀랍다"며 "서울시 정책이 UAE를 통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에게 고지도가 담긴 액자 함께 자동차 생산·폐차 과정에서 수거한 가죽과 에어백 등을 새활용해 만든 가방을 선물했다.

면담 후 이어진 한-UAE 자원순환정책 공유 워크숍에서는 "스위스에 '프라이탁'(트럭 덮개 천으로 가방을 만드는 회사)이 있듯 우리 새활용 기업들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한다"며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사용하는 국내 사회적기업 '모어댄'의 새활용 가죽 가방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고위급 인사 면담 이후 중동 최고의 문화시설로 꼽히는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도 찾았다.

특히 마누엘 라바테 관장을 만나 '새활용 작가 이재효·지용호·최정현씨의 제품을 전시해달라'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박강호 주 UAE 대사와 함께 한국전력, SK건설, GS건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들과의 대사관저 만찬을 하는 것으로 아부다비 일정을 마무리했다.그는 2일 오전 런던으로 떠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