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릴리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 국내 허가

휴약기간 없이 1일 2회 경구 복용하는 CDK4/6 억제제
간 전이 등 예후 좋지 않은 환자군에서도 개선 효과 입증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 약 2배 연장
한국릴리(대표 폴 헨리 휴버스)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및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음성(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가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식약처의 허가사항에 따르면 버제니오는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치료를 위한 일차 내분비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요법, 또는 내분비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H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여성의 치료에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다.임석아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조기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98.4%로 높은 것과 달리 전이성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38.4%에 불과해 사회적, 의학적으로 미충족 요구가 여전히 높은 질환이며 HR+/HER2- 타입 환자가 전이성 유방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이라고 설명했다.

버제니오는 세포분화와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차세대 표적 치료제다. 현재까지 국내에 허가된 CDK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휴약기간 없이 매일 복용이 가능하며 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 시 1일 2회 식사와 관계없이 경구 복용하는 약제다. 미국에서는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처(FDA)의 ‘신속심사’ 대상과 ‘혁신 치료제’로 지정 받아 2017년 9월 승인 받았다.

버제니오는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한국을 포함한 22 개국에서 이전 유방암 치료를 받지 않은 폐경 후 여성 HR + /HER2 - 전이성 유방암 환자 4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MONARCH 3 연구 결과, 버제니오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 중간값이 28.18개월로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의 14.76개월 대비 2배 가량 길게 나타나 유의한 개선(p=0.000002)이 관찰됐다. 종양 감소를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버제니오 병용 투여군에서 48.2%로 나타나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 투여군 34.5% 대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p=0.002).내분비요법으로 치료 받은 경험이 있는 HR+/HER-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MONARCH 2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버제니오/풀베스트란트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16.4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투여군의 9.3개월 대비 유의미한 연장(p<0.001)을 보였으며, 객관적 반응률은 35.2%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투여군의 16.1%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p<0.001).

임 교수는 “두 연구의 하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진행성 유방암 중 간 전이, 높은 종양 등급, 짧은 재발 기간(treatment-free interval) 등 좋지 않은 예후 인자를 가진 환자군에서 개선 효과가 더욱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버제니오 복용 후 빈번한 이상반응으로는 설사, 호중구 감소증, 피로, 감염, 오심, 복통, 빈혈, 구토, 탈모, 식욕 감소 등이 보고됐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