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간 황교안 '물세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광주에서 시민들의 항의를 받으며 역사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취임 후 첫 광주행은 가시밭길이었다. 황 대표는 3일 광주를 찾아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를 진행하다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동하다가 몇몇 시민들이 뿌린 물을 맞기도 했다.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전국을 돌며 규탄대회를 열고 있는 한국당은 전날 경부선(서울·대전·대구·부산)을 타고 내려간 뒤 이날 호남선(광주·전주)을 타고 올라가는 일정을 짰다.당초 예정된 광주송정역 광장이 시민단체, 학생단체를 비롯한 시민들로 가득 차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부근 인도에서 규탄대회를 열어야 했다.

황 대표는 연설을 통해 “국회의원 300석 중 260석이 말이 되나. 그게 민주국가인가”라며 “결국 이 정부는 독단으로 국정과 국회를 운영해 독재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희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15만명 경찰과 2만명 검찰이 있는데 도대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왜 필요한가. 국민을 위해 필요한 게 아니라 정권에 필요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항의가 격렬해진 탓에 황 대표는 연설을 마친 후 약 20분간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이동하지 못했다. 황 대표를 둘러싼 시민들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도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이 황 대표를 향해 생수병에 든 물을 뿌려 황 대표의 안경에 묻었다.황 대표는 광주송정역 플랫폼에서 “지역갈등이 있었던 시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광주시민들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훨씬 많으리라고 본다. 변화하는 새로운 미래의 세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한 채 전주행 열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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