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블루보틀 1호점…스페셜티 커피 시장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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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업계의 애플' 블루보틀 한국 상륙
성수동 1호점 개장 첫 날 새벽부터 긴 줄
스페셜티 커피 강자 블루보틀
한국인이 불러들인 블루보틀
한국은 블루보틀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진출한 국가가 됐다. 2년 넘게 블루보틀이 언제 들어올 것이란 소문이 무성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블루보틀이 한국에 진출한 데는 ‘팬덤’이 작용했다. 한국인들은 미국과 일본 블루보틀 매장을 드나들며 “한국에도 와달라”고 수년간 러브콜을 보냈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인들이 커피에 대해 얼마만큼 강한 열정이 있는지 오랜 시간 확신했다”며 “성수 1호점을 시작으로 삼청동점, 강남점 등으로 확장해 블루보틀 문화를 알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 출신의 커피 세계 챔피언이자 유명 바리스타로 활동 중인 필립스는 블루보틀에서 트레이닝 책임, 카페 운영 책임 등을 지냈다. 커피를 내리고 내어주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줬다. 그는 “커피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맛을 느껴보라”고도 조언했다. 커피를 만들 때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손님의 이름을 직접 불러주는 방식으로 서비스한다.
스페셜티 커피란‘스페셜티 커피’는 커피업계 ‘제3의 물결’로 불리는 세계적인 트렌드다. 국제 스페셜티커피협회(SCA)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 받은 원두를 ‘스페셜티’로 부른다. 하지만 진정한 스페셜티 커피는 엄격하게 관리되고 제대로 로스팅 및 추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커피나무 상태, 커피 농장 농부, 생두에 등급을 매기는 커퍼, 생두의 맛과 향을 끌어올리는 로스터, 이를 최적의 한 잔으로 만들어내는 바리스타까지 모든 과정이 중요하다.
20년 전 스타벅스가 1호점을 내면서 에스프레소 기반의 ‘아메리카노’ 문화를 전파했다면 2010년 전후로 개성 강한 자신만의 커피 원두를 선보이는 브랜드들이 생겨났다. 이들 브랜드는 직접 원두 산지에서 좋은 원두를 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로스팅했다. 3~4년 전부터 매장을 2개 이상 복수로 운영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프?츠커피컴퍼니는 도화점 양재점 등 3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 초반 강릉에서 시작한 테라로사는 광화문 여의도 등 전국 18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이 밖에 어니언 카페(3곳), 펠트커피(2곳), 커피리브레(4곳), 앤트러사이트(6곳) 등이 있다. 커피업계는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에 대해 스타벅스 등 대형 브랜드 등을 통해 공간 소비 위주로 성장해온 카페 문화가 본격적으로 커피 본연의 맛에 집중하는 질적 성장으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커피 브랜드에는 요즘 대기업의 플래그십 매장이나 주요 갤러리에서 입점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협업 요청도 많다.프린츠커피컴퍼니는 체계적이고 성공적인 레트로 블렌딩과 커피, 베이커리 품질 등으로 ‘가장 한국적인 카페 문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니아층이 많아져 커피 원두 유통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커피리브레는 커피 산지와의 강력한 네트워크로 스페셜티 커피업계를 이끌어온 브랜드다. 테라로사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가 대형화, 산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브랜드로 통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