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주산지 중국 윈난성의 '변신'…中 최대 커피 산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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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카 커피콩 전체의 98% 생산, 수입 차 재배농가의 10배
20년전 1인당 연간 커피 1잔→현재 4잔, 400잔 외국 비해 적지만 연 15%씩 성장
푸얼차(보이차) 산지로 유명한 중국 윈난(雲南)성이 이 나라 최대의 커피 생산지로 변모했다.찻잎(茶葉))의 발상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윈난성도 고대로부터 유력한 발상지의 하나로 꼽혀 왔다.
찻잎 원산지로 알려진 윈난성이 지금은 고급 품종으로 평가받는 아라비카(arabica) 커피콩 중국 총생산량의 98%를 생산하는 압도적 최대 산지로 떠 올랐다.
연간 생산량은 14만t에 달한다.경제발전과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중국 커피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커지면서 생긴 변화다.2일 아사히(朝日)신문 르포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푸얼시 중심가에서 열린 커피 국제상담회에는 현지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는 물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내외 커피 관련 기업 100여개사가 참가했다.
금방 내린 커피를 마셔볼 수 있는 푸얼산 커피콩 가게 앞은 맛을 보려는 사람들도 기다란 줄이 생겨났다.올해로 2번째 열린 행사다.
행사를 주관한 윈난국제커피거래센터 서양(舒洋) 대표는 "세계 커피업계에서 윈난 푸얼의 지명도가 확실하게 높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온난한 기후의 윈난성 남부는 우기와 건기가 뚜렷해 커피재배의 적지로 꼽힌다.19세기에 프랑스인 선교사 등이 들여와 조금씩 생산하기 시작했다.
1988년 스위스 유력 식품업체 네슬레가 진출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네슬레는 푸얼시에 거점을 설치하고 재배법을 처음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안정된 가격으로 커피콩을 사들이자 재배자가 일거에 늘기 시작했다.
현재 윈난성의 커피 재배면적은 13만㏊, 재배농가는 100만가구가 넘는다.
잎 차 재배면적과 비교하면 아직 3분의 1 정도지만 커피 재배면적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현지 정부도 전통 푸얼차, 꽃잎차와 더불어 "푸얼의 3가지 보물"의 하나로 푸얼 커피를 장려하고 있다.
커피 재배는 현지 농가의 생활도 바꿔 놓았다.
푸얼시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나가면 찻잎이 우거진 계단식 밭이 이어지던 풍경이 일변한다.
급경사지에 심은 커피 나무 잎이 햇빛에 반짝인다.
해발 1천200m의 고지대에서 커피콩을 재배하는 농부 장규(張奎. 41)씨는 "전에는 간신히 먹고 사는 정도 였는데 커피 덕분에 집도 새로 짓고 자동차도 샀다"고 한다.
그는 "살림이 풍족해 졌다"면서 활짝 웃었다.
원래 차를 재배하던 농가였지만 20여년전 아버지가 커피 재배를 시작했다.
㎏당 가격이 찻잎보다 높은데다 시장가격 변동이 적은 커피콩은 매력적인 작물이었다.
네슬레의 조언을 받으면서 재배면적을 늘려 지금은 5㏊에서 연간 15t을 출하한다.
연간 수입은 12만 위안(약 2천70만 원). 차 재배가 주업인 푸얼 농민 평균수입의 10배가 넘는다.
고령화로 젊은 세대가 이농해 도시로 나가는 푸얼에서 장씨는 "우량 농가"로 꼽힌다.
"열심히 하면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수입도 늘어난다.
커피재배에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빈곤세대가 많아 현지 정부도 수익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커피 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중국 경제와 유행의 중심지인 상하이 번화가 난징(南京)로에는 주말이면 긴 줄이 생겨나는 곳이 있다.
커피원두 볶는 곳을 겸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로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2번째로 2017년 오픈한 가게다.
이 일대는 커피 가게들의 격전지다.
영국 최대 커피 체인과 오픈 테라스를 갖춘 카페, 스탠드식 커피집 등이 즐비하다.
인기 면 요리가 한그릇에 20 위안(약 3천400 원)인데 비해 커피는 한잔에 30 위안(약 5천200 원)으로 비싸지만 어느 커피점이나 인파로 붐빈다.
푸얼시에 거점을 두고 있는 네슬레커피센터의 왕해(王海)대표에 따르면 20년전 중국인 한명이 연간 마시는 커피는 한잔이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4잔이다.
400잔 가까운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지지만 시장조사기업 제일재경상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커피시장은 몇년전부터 전년 대비, 15%의 높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2020년에는 3천억 위안(약 52조 원), 2025년에는 1조 위안(약 17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유학 등으로 해외생활을 경험한 젊은 세대와 경제발전이 커피시장 급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전에 인스턴트커피 병에 찻잎과 뜨거운 물을 넣어 물병 대신 갖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으나 지금은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걷는 젊은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왕해 대표는 "중국인에게 음료는 역시 차"라고 지적하고 "차와 싸울 생각은 없으나 앞으로 왼손에는 차, 오른 손에는 커피 식으로 양쪽을 모두 즐기는 생활이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년전 1인당 연간 커피 1잔→현재 4잔, 400잔 외국 비해 적지만 연 15%씩 성장
푸얼차(보이차) 산지로 유명한 중국 윈난(雲南)성이 이 나라 최대의 커피 생산지로 변모했다.찻잎(茶葉))의 발상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윈난성도 고대로부터 유력한 발상지의 하나로 꼽혀 왔다.
찻잎 원산지로 알려진 윈난성이 지금은 고급 품종으로 평가받는 아라비카(arabica) 커피콩 중국 총생산량의 98%를 생산하는 압도적 최대 산지로 떠 올랐다.
연간 생산량은 14만t에 달한다.경제발전과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중국 커피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커지면서 생긴 변화다.2일 아사히(朝日)신문 르포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푸얼시 중심가에서 열린 커피 국제상담회에는 현지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는 물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내외 커피 관련 기업 100여개사가 참가했다.
금방 내린 커피를 마셔볼 수 있는 푸얼산 커피콩 가게 앞은 맛을 보려는 사람들도 기다란 줄이 생겨났다.올해로 2번째 열린 행사다.
행사를 주관한 윈난국제커피거래센터 서양(舒洋) 대표는 "세계 커피업계에서 윈난 푸얼의 지명도가 확실하게 높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온난한 기후의 윈난성 남부는 우기와 건기가 뚜렷해 커피재배의 적지로 꼽힌다.19세기에 프랑스인 선교사 등이 들여와 조금씩 생산하기 시작했다.
1988년 스위스 유력 식품업체 네슬레가 진출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네슬레는 푸얼시에 거점을 설치하고 재배법을 처음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안정된 가격으로 커피콩을 사들이자 재배자가 일거에 늘기 시작했다.
현재 윈난성의 커피 재배면적은 13만㏊, 재배농가는 100만가구가 넘는다.
잎 차 재배면적과 비교하면 아직 3분의 1 정도지만 커피 재배면적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현지 정부도 전통 푸얼차, 꽃잎차와 더불어 "푸얼의 3가지 보물"의 하나로 푸얼 커피를 장려하고 있다.
커피 재배는 현지 농가의 생활도 바꿔 놓았다.
푸얼시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나가면 찻잎이 우거진 계단식 밭이 이어지던 풍경이 일변한다.
급경사지에 심은 커피 나무 잎이 햇빛에 반짝인다.
해발 1천200m의 고지대에서 커피콩을 재배하는 농부 장규(張奎. 41)씨는 "전에는 간신히 먹고 사는 정도 였는데 커피 덕분에 집도 새로 짓고 자동차도 샀다"고 한다.
그는 "살림이 풍족해 졌다"면서 활짝 웃었다.
원래 차를 재배하던 농가였지만 20여년전 아버지가 커피 재배를 시작했다.
㎏당 가격이 찻잎보다 높은데다 시장가격 변동이 적은 커피콩은 매력적인 작물이었다.
네슬레의 조언을 받으면서 재배면적을 늘려 지금은 5㏊에서 연간 15t을 출하한다.
연간 수입은 12만 위안(약 2천70만 원). 차 재배가 주업인 푸얼 농민 평균수입의 10배가 넘는다.
고령화로 젊은 세대가 이농해 도시로 나가는 푸얼에서 장씨는 "우량 농가"로 꼽힌다.
"열심히 하면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수입도 늘어난다.
커피재배에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빈곤세대가 많아 현지 정부도 수익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커피 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중국 경제와 유행의 중심지인 상하이 번화가 난징(南京)로에는 주말이면 긴 줄이 생겨나는 곳이 있다.
커피원두 볶는 곳을 겸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로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2번째로 2017년 오픈한 가게다.
이 일대는 커피 가게들의 격전지다.
영국 최대 커피 체인과 오픈 테라스를 갖춘 카페, 스탠드식 커피집 등이 즐비하다.
인기 면 요리가 한그릇에 20 위안(약 3천400 원)인데 비해 커피는 한잔에 30 위안(약 5천200 원)으로 비싸지만 어느 커피점이나 인파로 붐빈다.
푸얼시에 거점을 두고 있는 네슬레커피센터의 왕해(王海)대표에 따르면 20년전 중국인 한명이 연간 마시는 커피는 한잔이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4잔이다.
400잔 가까운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지지만 시장조사기업 제일재경상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커피시장은 몇년전부터 전년 대비, 15%의 높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2020년에는 3천억 위안(약 52조 원), 2025년에는 1조 위안(약 17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유학 등으로 해외생활을 경험한 젊은 세대와 경제발전이 커피시장 급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전에 인스턴트커피 병에 찻잎과 뜨거운 물을 넣어 물병 대신 갖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으나 지금은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걷는 젊은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왕해 대표는 "중국인에게 음료는 역시 차"라고 지적하고 "차와 싸울 생각은 없으나 앞으로 왼손에는 차, 오른 손에는 커피 식으로 양쪽을 모두 즐기는 생활이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