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내실 다지며 13종 新車로 '위기 돌파'…친환경·미래車에 집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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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경영현대·기아자동차는 올 한 해 ‘내실’을 다지면서 자동차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친환경차 및 미래차 경쟁에서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는 760만 대로 잡았다. 쏘나타 및 제네시스 G80, K5 등 신차 13종을 앞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21년에는 자율주행 기반의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15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025년까지 44개로 대폭 늘린다는 중장기 목표도 내놨다. 위기를 넘어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판매 목표 작년보다 5만 대 늘려현대차와 기아차는 올초 판매 목표를 각각 468만 대, 292만 대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71만2000대, 해외에서 396만8000대를 팔 계획이다. 기아차는 내수 53만 대, 해외 판매 239만 대를 목표로 정했다.
현대·기아차의 올 판매 목표는 지난해 목표(755만 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부진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힘든 데다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전망도 썩 좋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몸집을 키우는 대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도 나온다.현대·기아차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역대 최대인 13종의 신차를 내놓기로 했다. 작년보다 1개 많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미국에선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대형 SUV를 선보이고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쏘울 신차를 내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ix25와 싼타페, K3, KX3 등 전략 차종을 대거 출시하기로 했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라인업도 확대한다. 올 하반기 신형 G80과 첫 SUV인 GV80도 내놓는다.
“2025년 친환경차 167만 대 판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닌,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21년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는 등 독자적 모빌리티(이동 수단) 서비스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로보택시는 고객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차를 부르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다.하이브리드카(HEV)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 현재 15개인 친환경차 모델을 2025년까지 44개로 대폭 늘린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2025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167만 대를 팔아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수소차 사업에 8조원 투자
현대·기아차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의 중심엔 수소차가 있다. 지난해 선보인 차세대 수소차 넥쏘는 기존 1세대 투싼 모델보다 무게를 줄이고 운행 거리는 대폭 늘린 게 특징이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운행 거리가 609㎞로 늘어났다. 시중에 나와 있는 1세대 투싼 수소차는 한 번 충전으로 415㎞를 갈 수 있다. 최대 출력은 기존보다 20% 증가한 163마력에 달한다. 이는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성능이다.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린다.‘10년 16만㎞’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저장 밀도 기술도 갖췄다. 원격 자동 주차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궁극(窮極)의 친환경 자동차’로 불리는 수소차 사업에 약 8조원을 쏟아붓는다는 중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국내에 연간 50만 대 규모의 수소차 양산체제를 구축해 5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울산 5공장 등 국내에 승용차와 버스, 트럭 등 50만 대 수소차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124곳의 협력사와 함께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 7조6000억원의 신규 투자도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했다. 50만 대 생산체제가 구축되면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직·간접 고용효과는 2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