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후 무역 지역주의↑…"韓기업 혁신역량 키워야"

한은 보고서…"선진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
금융위기 이후 무역의 지역주의화 흐름이 커지면서 고부가가치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선진국이 더 큰 무역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이에 한국 기업들이 연구개발(R&D), 디자인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서 혁신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글로벌 지역무역협정의 현황 및 주요 특징'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퍼지면서 지역무역협정(RTA)이 확산했다.

반면 다자간 무역협정은 교착상태를 보였다.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294건의 지역무역협정이 발효 중이며 32건은 협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지역무역협정 참여도가 높아졌다.

지역무역협정에 대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참여율은 2009년 말 21.3%에서 2019년 3월 말 29.9%로 올라갔다.
또 모든 참여국이 동일한 무역기준을 적용받는 광역 지역무역협정이 늘었다.

한·중·일 및 아세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호주와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협정은 다자간무역체제를 보완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자유무역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협정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의 생산품에 적용되는 관세가 다르고, 이에 역외국으로부터의 수입 교역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광역 지역무역협정은 부품 생산부터 조립·가공, 최종 수출까지 이어지는 역내 가치사슬을 강화하며 상위 가치사슬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선진국에 유리할 수 있다.

지적 재산권 보장이나 투자자 보호 등의 제도는 단순 조립 대신 제품 기획, R&D, 디자인을 맡는 국가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참여국 간 무역이익이 불균형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런 우려에 보고서는 대외무역 비중이 큰 한국은 R&D, 디자인, 마케팅 등 가치사슬 상위단계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혁신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