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씨벤쳐스 '러브참 가방', 덮개를 뗐다 붙였다…가방 디자인 '내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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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으뜸중기제품‘눈에 띄는 디자인 가방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정작 계산대로 가져가는 건 왜 무난한 가방일까.’ 최지수 엘씨벤쳐스 대표가 가방을 살 때마다 든 생각이다. 여러 가지 옷에 두루 어울리려면 평범한 디자인이 더 낫다는 판단해서다. 하지만 남들과 비슷한 가방보다는 특이한 가방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한편에 자리잡았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둘 다 사겠지만 대부분 직장인에겐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5만원짜리 덮개 달면 새 가방 변신
중국 싱가포르 캐나다 등서 인기
해결책은 없을까. ‘가방 디자인을 적은 금액으로 쉽게 바꿀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 대표가 가방 덮개를 떼었다 붙여 디자인을 바꾸는 러브참 가방을 개발한 배경이다.덮개 지퍼로 디자인 변형
디자인을 변형할 수 있는 가방을 고민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시중에 나온 커스터마이징 가방은 기존 디자인 가방에 스티커나 패치를 붙이는 수준이었다. 가방 표면이 손상될 수 있고 이전 상태로 복구하기도 어려웠다. 최 대표는 “기존 방식으로 가방 디자인을 변형하려면 제조업체에 가방을 맡겨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했다”며 “이런 불편을 줄이려면 가방 디자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덮개를 소비자가 직접 갈아 끼우는 게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러브참에서 나오는 모든 가방의 뒷면에는 가방 덮개와 본체를 연결하는 지퍼가 있다. 가방 앞면 디자인을 좌우하는 덮개를 갈아 끼울 수 있는 구조다. 최 대표는 “색이 다른 가방과 덮개라도 모두 호환할 수 있도록 지퍼를 자체 개발했다”며 “똑딱이 단추 등 다양한 방식을 테스트해 봤지만 지퍼가 가장 견고하면서도 간편했다”고 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도록 가방 덮개인 플랩(flap)은 30여 개, 가방 크기는 네 종류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덮개뿐 아니다. 두께나 소재가 다른 가방 끈과 열쇠고리처럼 가방에 장식용으로 다는 참(charm)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가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100개 이상의 다른 디자인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최 대표는 “가방을 처음 구매할 때 가방 본체와 플랩 두세 개를 사는 소비자가 많다”며 “시즌별로 새로운 플랩이 나오면 기존에 구매한 가방에 붙여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덮개와 본체를 합한 가방 가격은 10만원 중후반. 덮개 한 개는 4만~5만원 선이다.일상에서 영감 얻은 특별한 디자인
러브참 가방은 독특한 디자인 제품이 많다. 뽀글머리 같은 털 장식에 눈이 달린 가방, 넥타이를 맨 셔츠 모양의 가방 등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디자인들이다. 최 대표는 “디자인을 바꿔가며 새로운 가방을 시도하려는 소비자가 주로 찾기 때문에 과감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며 “선택의 폭이 넓어지도록 두루 쓸 수 있는 디자인,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 가방 등으로 종류를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브참은 지난해 5월 창업해 이제 갓 1년이 된 신생 브랜드다. 특이한 디자인과 제품 아이디어로 찾는 곳이 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시제품이 나오면 각종 전시회를 돌며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덕분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6월부터 아트페어 등에 참가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했다”며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고,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도 입점했다”고 말했다.최 대표는 외부 디자이너와 협력해 디자인 선택의 폭을 넓히고 수출도 늘려갈 생각이다. 그는 “중국 싱가포르 캐나다 등 디자이너 편집숍에 일부 가방을 수출하고 있다”며 “러시아 홍콩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전시에 참가해 바이어들과 접촉을 늘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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