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 "국회서 동물과 같이 몸싸움, 꼴사납고 부끄러워"

"당대표들도 SNS서 '쌍욕', 대꾸도 '쌍욕'…의장도 열외 아냐"
"적폐청산 해야 하지만 보복으로 길게 끌면 혁신 동력 잃어"

문희상 국회의장은 6일 오후(현지시간) "대한민국 국회가 참으로 꼴사납고 부끄럽다.동물과 다름없이 몸싸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중국 순방 중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및 지상사 대표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는 (여야가) 싸워야 하지만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말과 논리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국면에서 몸싸움까지 불사한 강 대 강 대치를 한 것을 겨냥해 작심 비판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문 의장은 "고급스러운 말을 쓸수록 (국회의 싸움도) 고급스러워진다.

옛날에는 창피해하면서 막말 정치를 하지 않았다"라며 "그런데 요즘은 당 대표라는 자들이 매일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쌍욕을 하기 시작했고, 대꾸하는 사람들도 쌍욕으로 받아치는 것을 언론이 좋다고 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책임에 국회의장도 열외가 될 수 없어 자책감이 든다"며 "불구하고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정치의 역할이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국회에서는 법률로 (정치를) 해야 한다.

힘으로 눌러버리면 인치(人治)가 되고, 이는 곧 청산해야 할 대상"이라며 "적폐는 청산돼야 하지만 보복으로 길게 끌게 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보복만 하다가 결국 혁신의 동력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일 년 전만 해도 전쟁의 위협 속에 불안해하던 한반도에 평화의 계절이 돌아왔느냐고 전세계가 놀라고 있고, 1천700만명이 촛불 하나 들고 평화롭게 정권을 교체하는 민주주의 성숙도에 놀란다"며 "우리가 중대한 시기에 (국회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세상을 넓게 못 보는 점이 기가 막히고 서럽다"고 덧붙였다.심혈관계 긴급시술을 받은 뒤 중국 순방 길에 오른 문 의장은 "병원에서 (심장혈관에) 스탠트를 4개 삽입했다.

(병원에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참을 수가 없어서 언성을 높여 송구스럽다"라며 "여야가 힘을 합쳐 생산적인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