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창릉·부천 대장동, 5.8만가구 3기 신도시

국토부, 3차 신규택지 발표

중·소택지 26곳에도 5.2만 가구
< 고양 창릉 신도시 예정지 > 정부가 7일 경기 고양 창릉동, 부천 대장동 일대에 제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내용의 ‘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부지 면적 813만㎡ 규모에 3만8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고양 창릉동 일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경기 고양시 창릉동, 부천시 대장동 등 수도권 서부권역 두 곳에 5만8000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3기 신도시가 들어선다. 서울 은평구 강서구 등 외곽지역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입지란 평가가 나온다. 이들보다 입지 여건이 떨어지는 인천 검단,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 분양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국토교통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과 경기 일대 28곳에 11만 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수도권 30만 가구 주택 공급 방안에 따른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3차 계획에 따르면 고양시 창릉동(813만㎡·3만8000가구), 부천시 대장동(343만㎡·2만 가구)이 3기 신도시(330만㎡ 이상) 입지로 결정됐다. 작년 9월 1차(3만5000가구), 12월 2차(15만5000가구) 발표에 이어 이번 3차 신규택지(11만 가구) 발표로 정부가 목표한 30만 가구의 수도권 주택 공급계획이 마무리됐다.

창릉지구에는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함께 서울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고양시청을 잇는 14.5㎞ 길이 경전철(가칭 고양선)이 놓인다. 대장지구에는 김포공항역과 서울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간선급행버스체계(S-BRT)를 설치한다.
서울 서부권 인접 그린벨트에 신도시 2곳…"강남 쏠림 해소엔 역부족"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도권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특정 지역에 살아야 주거 만족도가 높은 나라가 아니라 어디에 살든지 주거 만족도가 높은 나라를 만드는 게 국토부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가 서울 강남 수요를 분산하기 쉽지 않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3기 신도시 조성의 목표가 강남 대체 신도시 건설이 아님을 에둘러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교통망 확충이 차질없이 이뤄지면 서울 외곽지역 수요 분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3구 등 서울 핵심지역 쏠림현상까지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서울과 1㎞ 거리에 신도시 조성”국토부가 이날 3기 신도시로 발표한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는 서울시 경계와 1㎞ 정도 떨어져 있어 서울 접근성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창릉지구는 고양 창릉동과 용두·화전동 일대 813만㎡(3만8000가구) 규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과 접한 데다 전철망으로 서울과 연결될 예정이어서 서울 서북부권 수요를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135만㎡를 자족용지로 구성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판교테크노밸리의 2.7배 규모다. 자족용지는 경의중앙선 전철역 인근으로 조성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중앙공원 등 총 330만㎡ 규모의 녹지도 조성한다. 30사단 부지는 서울숲 두 배 규모의 도시숲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6호선 새절역과 고양시청까지 14.5㎞ 구간에 경전철을 신설한다. 가칭 ‘고양선’이다.

2만 가구가 계획된 부천 대장지구는 343만㎡ 규모다. 지난해 발표된 인천 계양신도시와 붙어 있다. 자족용지는 68만㎡로 계획됐다. 기업 입주는 계양테크노밸리와 연계될 전망이다. 마곡지구와도 가깝다. 부천시는 첨단·신산업 기업 유치를 위해 이주 지원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주변 하수처리장은 상부를 덮고 30만㎡ 규모의 멀티스포츠센터로 조성한다. 이곳에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중심으로 한 교통망 확충 계획이 잡혔다.3시 신도시 추가 발표 일정은 당초 6월 말이었지만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대자 발표 일정을 앞당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현미 장관은 “지방자치단체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져 예정보다 빨리 발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9·13 대책 이후 부동산 수요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며 “공급 측면에서도 확실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협의가 완료되자마자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분양은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내년 지구 지정 뒤 2021년 지구계획 등을 짜고 2022년께부터 분양을 시작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지난해 발표된 나머지 3기 신도시들은 2021년부터 분양할 계획이다.

용인·안산에도 중규모 택지 공급

정부는 신도시와 함께 중·소규모 택지 26곳에 5만2000가구를 더 공급하기로 했다. 중규모 택지 가운데는 최근 입주가 몰려 있는 경기 안산이 포함됐다. 상록구 장상동과 장하·수암·부곡·양상동 일대 221만㎡ 땅에 장상지구를 조성해 1만3000가구를 공급한다. 안산 신길동 일원에도 75만㎡ 규모에 7000가구를 공급한다. 안산시에서 총 2만 가구가 공급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용인 구성역 일대 276만㎡ 땅에 1만1000가구와 수원 당수동 일원 69만㎡에 5000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시내 주택 1만 가구 공급계획도 나왔다. 구의자양 재정비촉진지구(1363가구), 사당역 복합환승센터(1200가구), 창동역 복합환승센터(300가구) 등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서울시 공급계획 중 상당수는 이미 추진 중인 사업으로 새로운 것이 아닌 데다 단지도 수백 가구 규모로 작다”며 “실질적인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 택지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사업승인을 거친 뒤 2020년부터 분양이 시작된다.정부는 필요에 따라 추가 공급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장관은 “시장 안정세가 오랜 기간 보다 확실하고 굳건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든지 추가 주택 공급이 가능하도록 좋은 입지의 후보지도 상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