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설립 '무릎꿇고 호소'한 엄마들…"장애아에게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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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호소한 장민희·이은자씨 인터뷰
"무릎 꿇은 부모들 모두 평범한 사람…부모·엄마로서 아직 할일 많아""돌이켜보면 가슴 아픈 기억이에요.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마음 편히 다닐 학교를 만들어달라는 작은 바람이 이뤄지기까지 참 힘들었네요."'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 꿇은 엄마'로 알려진 장민희(47)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팀장은 2017년 학교 설립을 앞두고 열린 주민설명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장애인 특수학교를 짓는 문제를 놓고 당시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자 장씨는 다른 장애아동 부모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면서 '특수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사회 전반에 퍼졌고, 특수교육 인프라 확충이라는 정책 변화로도 이어졌다.부모들의 절실한 마음이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끈 셈이다.
장 팀장은 어버이날을 앞둔 7일 전화인터뷰에서 "당시 무릎을 꿇었던 부모들 모두 평범한 사람"이라며 "아이들을 위해 한 일이 알려지면서 더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장씨의 작은딸(23)은 지적장애 1급 장애인이다.처음에는 아이가 남들보다 성장·발달이 늦을 뿐이라 생각했고, 장애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장씨는 "우리 딸이 '조금 늦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치료·재활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며 "결국 아이가 9살 때 장애인으로 등록했는데 그 순간이 제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내게 뭔가 문제가 있어 아이가 그렇게 됐나 여러 번 생각했다"며 "나 역시 엄마가 처음이었던 터라 아이 눈높이에 맞춰 교육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장씨의 노력 덕분에 그의 딸은 일반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다.
새로운 특수학교가 세워져도 자녀를 학교에 더 보낼 일이 없는 장씨가 당시 '무릎 호소'까지 한 데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20년 넘게 키운 '선배 부모'로서 마음이 컸다고 한다.
장씨는 "여자로, 딸로 태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없듯 장애 역시 선택 문제가 아니다"라며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한 사람의 인간이자 함께 살아가는 인격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밀어내지 말고 한 번의 기회만이라도 줬으면 좋겠다"며 "부모로서, 엄마로서 아직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장씨와 함께 장애인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던 이은자(48) 장애인부모연대 강서지회 '강서퍼스트잡' 팀장 역시 장애인 가족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했다.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딸(22)을 키워 온 이씨는 "장애 문제에서는 부모나 가족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인식이 여전히 많다"며 "장애가 있는 아이가 홀로서기를 하기까지 '부모'라는 이름이 버거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을 비롯한 많은 부모가 반대를 무릅쓰고 노력한 끝에 올 하반기 강서구에는 공립 특수학교인 '서진학교'가 문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장씨는 "겨우 특수학교가 생겼지만 인원이 제한돼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며 "장애인 관련 시설은 이렇게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그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갈 사회 구성원"이라며 "무조건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잠깐이라도 부모 입장에 서서 아이들을 위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무릎 꿇은 부모들 모두 평범한 사람…부모·엄마로서 아직 할일 많아""돌이켜보면 가슴 아픈 기억이에요.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마음 편히 다닐 학교를 만들어달라는 작은 바람이 이뤄지기까지 참 힘들었네요."'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 꿇은 엄마'로 알려진 장민희(47)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팀장은 2017년 학교 설립을 앞두고 열린 주민설명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장애인 특수학교를 짓는 문제를 놓고 당시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자 장씨는 다른 장애아동 부모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면서 '특수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사회 전반에 퍼졌고, 특수교육 인프라 확충이라는 정책 변화로도 이어졌다.부모들의 절실한 마음이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끈 셈이다.
장 팀장은 어버이날을 앞둔 7일 전화인터뷰에서 "당시 무릎을 꿇었던 부모들 모두 평범한 사람"이라며 "아이들을 위해 한 일이 알려지면서 더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장씨의 작은딸(23)은 지적장애 1급 장애인이다.처음에는 아이가 남들보다 성장·발달이 늦을 뿐이라 생각했고, 장애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장씨는 "우리 딸이 '조금 늦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치료·재활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며 "결국 아이가 9살 때 장애인으로 등록했는데 그 순간이 제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내게 뭔가 문제가 있어 아이가 그렇게 됐나 여러 번 생각했다"며 "나 역시 엄마가 처음이었던 터라 아이 눈높이에 맞춰 교육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장씨의 노력 덕분에 그의 딸은 일반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다.
새로운 특수학교가 세워져도 자녀를 학교에 더 보낼 일이 없는 장씨가 당시 '무릎 호소'까지 한 데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20년 넘게 키운 '선배 부모'로서 마음이 컸다고 한다.
장씨는 "여자로, 딸로 태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없듯 장애 역시 선택 문제가 아니다"라며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한 사람의 인간이자 함께 살아가는 인격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밀어내지 말고 한 번의 기회만이라도 줬으면 좋겠다"며 "부모로서, 엄마로서 아직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장씨와 함께 장애인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던 이은자(48) 장애인부모연대 강서지회 '강서퍼스트잡' 팀장 역시 장애인 가족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했다.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딸(22)을 키워 온 이씨는 "장애 문제에서는 부모나 가족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인식이 여전히 많다"며 "장애가 있는 아이가 홀로서기를 하기까지 '부모'라는 이름이 버거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을 비롯한 많은 부모가 반대를 무릅쓰고 노력한 끝에 올 하반기 강서구에는 공립 특수학교인 '서진학교'가 문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장씨는 "겨우 특수학교가 생겼지만 인원이 제한돼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며 "장애인 관련 시설은 이렇게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그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갈 사회 구성원"이라며 "무조건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잠깐이라도 부모 입장에 서서 아이들을 위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