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콜롬비아 대통령과 회담…ICT·인프라 협력 확대한다

올해 10월 콜롬비아 투자촉진단 방한·FTA 공동위 개최 추진키로
콜롬비아, 농산물 검역 완화 요청…이총리 "검토하겠지만 건강권도 중요"
이낙연 국무총리는 6일(현지시간) 이반 두께 마르께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이 총리와 두께 대통령은 이날 콜롬비아 보고타의 대통령궁에서 단독·확대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두께 대통령은 "콜롬비아 정부는 정보통신을 접목한 산업을 발전시키는 오렌지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강국이기 때문에 저희와 협력할 수 있는 잠재력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4차 산업혁명 대처를 위한 콜롬비아의 ICT 분야 집적단지 건립·가동에 한국의 경험과 기술이 공유되도록 협력방안을 모색해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그는 "두께 대통령은 콜롬비아 메데진 지역에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시설들을 갖추겠다는 구상을 설명해주셨다"며 "저는 콜롬비아의 투자촉진단이 방한해 한국 기업인께 메데진 지역 구상을 상세히 설명해주시길 요청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은 메데진 지역의 구상과 관련,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5세대 이동통신)를 포함한 첨단 ICT를 콜롬비아와 공유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이와 함께 인프라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두께 대통령은 "도로 건설이나 인프라 사업은 콜롬비아를 전국으로 연결할 수 있는 좋은 사업들이 될 것"이라며 "이런 분야에서 한국의 참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콜롬비아가 추진하는 보고타 전철, 하수처리장 등의 시설 건설에 한국 기업이 경험과 기술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의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ICT·인프라·재생에너지 등 경제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오는 10월 콜롬비아 투자촉진단의 방한을 추진키로 했다.또한 투자촉진단의 방한 때 한·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여는 것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회담에서는 콜롬비아 농산물의 한국 수입 확대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두께 대통령은 회담에서 "아보카도 등 일부 농산물에 대한 한국 측 검역이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문제 제기하며 콜롬비아 농산물 수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이 총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취지에 맞게 검역 절차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동시에 국민의 건강권 확보도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양국은 또한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콜롬비아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가입을 서로가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태평양동맹에 한국이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문제에 대해 두께 대통령과 콜롬비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저는 콜롬비아가 APEC 회원국으로 신규 가입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며 "다만 APEC이 신규 회원 가입을 제한하는 모라토리엄(유예) 체제에 있으므로 함께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한 콜롬비아 정부의 지지도 재확인했다.

이 총리는 "두께 대통령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증진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조건 없이 지지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저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책에 곡절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은 흔들림 없이 그 길로 갈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서는 이밖에 콜롬비아 지뢰 제거 사업, 한국 내 콜롬비아 문화센터 건립, 관광협력, 항공협정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양국은 회담 직후 한·콜롬비아 FTA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관세 당국 간 협력채널을 구축하는 내용의 'FTA 이행협력 MOU(양해각서)'와 한·콜롬비아 오렌지경제 협력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내용의 '무역투자협력 MOU', 외교관 훈련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외교연수원 간 협력 MOU'를 체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