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콜롬비아 대통령과 160분 회담…"10년 넘은 친구같아"

대통령·총리회담 이례적…두께 대통령 "건설적 기회 될 것"
공식오찬에선 '문블렌딩' 언급·카네이션 등장…"최고의 환대 받아"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이반 두께 마르께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160분간 회담을 통해 양국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밀도 있게 논의했다.대통령·총리 간 정식 회담은 이례적인 일로, 이 총리가 취임 이후 상대국 총리가 아닌 대통령과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회담은 단독회담 20분, 확대회담 50분 등 7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단독회담 1시간 20분, 확대회담 1시간 20분 등 예정보다 2배 이상 길어져 총 2시간 40분간 이뤄졌다.

67세의 이 총리와 43세로 콜롬비아 역대 최연소 대통령인 두께 대통령은 첫 만남인 이날 회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두 지도자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를 소개하고 이번 회담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두께 대통령은 "이번 이 총리님의 콜롬비아 방문은 굉장히 중요한 해에 이뤄졌다"며 "저희가 회담에서 나눈 많은 이야기는 양국 관계를 더욱 건설적이고 생산적으로 발전시킬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마치 10년 넘은 친구처럼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두께 대통령이 국가발전전략 '오렌지경제'를 통해 국가 경제를 미래지향적으로 성장시키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계셔서 그 열정에 힘입어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양국의 오래된 우호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두께 대통령은 "두 나라는 콜롬비아의 용사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혈맹으로 맺어졌다"고 했고, 이 총리는 "피로 맺어진 형제 같은 국가여서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우정과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 후 공식오찬에서는 '문블렌딩'이 화제가 되고 카네이션까지 등장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문블렌딩은 문재인 대통령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유의 커피 블렌딩으로, 콜롬비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원두를 4대 3대 2대 1의 비율로 섞는 것을 말한다.

이 총리가 문블렌딩에 대해 소개하자 두께 대통령은 "다른 나라 원두 말고 콜롬비아 내 여러 지역의 원두로 블렌딩해 (문 대통령에게) 대사관을 통해 선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께 대통령은 한국의 어버이날(5월 8일)을 앞두고 이 총리에게 직접 카네이션을 선물하기도 했다.

카네이션은 콜롬비아가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 중 하나다.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두께 대통령을 비롯한 콜롬비아 정부 관계자들에게 "최고의 환대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