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美 IT 공룡들, 기업 키운 핵심사업 재고한다

페북, 공론 장에서 사적 메신저로…애플, 소비자기업화 시도
다각화·수익성 연결 어려워…"빅테크 업계 재편 일어날 것"
미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거대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며 기업을 키운 핵심사업들까지 손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페이스북과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회사를 현재 위치에 올려놓은 핵심사업에서 위기에 부딪히자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선 모습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가짜 뉴스 확산, 광고 범람 등 사회관계망 오남용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공론의 장보다는 사적 대화를 중개하는 메신저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가상화폐 지급 서비스 출범을 위한 금융업체·온라인 거래상 물색에도 나선 것으로도 알려졌다.애플은 회사를 세계 최고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아이폰이 판매 부진에 빠지자 애플리케이션(앱)과 엔터테인먼트 상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애플은 새로운 번들형 뉴스 구독서비스와 애플 TV플러스를 내놓았다.

지난 주말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한 팀 쿡 애플 CEO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애플에 투자한 것을 보면 "버핏은 애플을 (기술 기업이 아닌) 소비자 회사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단기간 내 성과를 가져오지는 못하고 있으며 향후 도전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사업 다각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대표적인 기술기업이다.

10년간 자율주행차에 공을 들여왔고 공중에 풍선을 띄워 인터넷망을 확충하는 기술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사업들은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광고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이르는 것이 알파벳이 직면한 위기의 근원이다.

최근 광고 수입이 저조했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날 구글 주가는 바로 주저앉았다.

아마존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기술 공룡의 선두주자로 여겨진다.

13년 전 시작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지난해 아마존 영업이익의 60% 가까이 차지했다.

아마존은 엔터테인먼트와 식료품 사업에서도 크게 사업을 꾸리고 있다.

그런 아마존조차 지난 1분기 매출 증가세 둔화를 겪었다.
기술기업 임원 출신으로 리서치업체 스트래테커리를 운영하는 벤 톰슨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새로 떠오르는 주제는 거대 기술기업들에 쉽게 딸 수 있는 열매가 얼마나 많이 남았는지에 관한 합리적 의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은 세계에 아이폰을 팔았고 구글은 모바일 검색을 채워 넣었으며 이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를 확실히 장악했다"며 "다음에 무엇이 올 것인지는 너무 어렵고 값비싼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들 기업이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서로 충돌한다는 점도 문제다.

아마존이 광고에 노력하면서 구글, 페이스북에 타격을 주고 구글, 페이스북은 전자상거래를 시도하며 아마존과 싸우게 된다.

페이스북이 사적 메시지로 돌아서면 애플을 위협하고 아마존, 구글이 하드웨어를 시도하면 애플에 타격을 주며 애플이 영상 콘텐츠에 손을 뻗으면 아마존에 문제가 된다.벤처 투자기관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 공동 창업자인 피터 배럿은 사업 모델 변경이 기술 거대기업 세계를 재편할 수 있다면서 "일부는 이행에 성공할 것이고 일부는 권력 상실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