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2년 더" 주장 리트윗한 트럼프…내년 대선 불복 우려도

'러 스캔들'로 2년 도둑맞았다 인식…백악관·측근들은 "농담" 해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 대통령직 수행에 방해를 받았다는 이유를 들어 임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소셜미디어로 공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최대 기독교 계열 학교인 리버티대의 제리 폴웰 주니어 총장은 전날 "트럼프는 이 부패하고 실패한 쿠데타(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의해 빼앗긴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그의 첫 번째 임기에서 2년을 더 받아야 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폴웰 총장의 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리트윗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를 두고 WP는 "소위 러시아 '마녀사냥' 수사를 불평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2년의 보너스 임기라는 해법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묘사했다.그러나 백악관 참모들과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은 트럼프가 정말로 임기를 2년 연장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며 단지 농담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임기 연장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뮬러 특검의 수사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이번 리트윗을 트럼프 대통령의 절제된 유머로 본다면서 "그는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하지만 나도 2년 동안 입증되지 않은 주장에 근거해 방해를 받았다는 그의 주장에 동조한다"라고 말했다.

임기 연장의 운을 띄운 당사자인 폴웰 총장도 "임기를 1∼2년 연장하는 헌법적 메커니즘이 없다는 점을 나도 알고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는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

그래서 약간 농담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특검 수사로 '2년을 도둑맞았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인식은 임기 연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내년 재선의 당위성을 옹호하는 논거로 활용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팀 머토 대변인은 "트럼프가 전례 없는 당파적 공격을 받고도 성공했다는 사실은 그의 재선을 위한 논거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등 반대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근거를 들어 내년 대선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를 하고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그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려하면서 "민주당이 큰 격차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도 지난 2월 하원 청문회에서 "트럼프 밑에서 일한 경험으로 볼 때 그가 2020년 대선에서 질 경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