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부천 3기 신도시 후보지, "투자할 곳 있나요?" 문의 쇄도

엇갈린 반응…일부 주인 매물 회수 vs "공급 많아 집값 하락" 우려
화성·김포·인천·파주 등 2기 신도시 "공급과잉 심각할 것"

정부가 7일 발표한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후보지 일대는 반응이 엇갈리는 분위기다.현재 고양, 부천 등 신도시 인근 지역은 후보지 지정 소식에 교통시설 등 주변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최근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추가로 대규모 신규 공급이 이뤄지면서 향후 일대의 집값이 더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양 창릉지구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고양시는 집값이 높지 않아서 3기 신도시 지정이 안됐으면 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며 "신규로 3만8천가구가 새로 들어서면 집값이 더 내려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이 관계자는 "기존 일산 신도시나 대화동에 이어 최근 고양 원흥·삼송지구에도 새 아파트가 대거 입주했는데 또다시 신도시를 짓는다고 하니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지하철이 신설된다고는 하지만 서울로 진출입하는 도로는 더욱 막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대로 경의중앙선 화전역과 지하철 신설역 BRT 연결로, 대중 교통여건이 불편했던 고양 삼송지구 등지는 신도시 개발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삼송지구는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BRT가 신설되면 앞으로 신촌과 시청을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교통 및 개발 호재로 신도시 인근 지역에는 외지인들의 투자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매물 회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고양 원흥지구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오늘 하루 전화문의만 50여통을 받았다"며 "최근 나와 있던 매물이 많았는데 신도시 발표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2∼3건은 집주인이 거둬들였다"고 말했다.
부천 대장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도 "후보지 발표 직후 30∼40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찾아온 사람도 꽤 많다"며 "뉴스를 보고 매물이 있는지, 사면 얼마나 이익을 볼지 등을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특히 토지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를 타진하는 문의가 많았다고 이 중개업소 대표는 전했다.

부천 오정동에도 매물 회수 움직임이 뚜렷하다.

오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장지구가 신도시 후보지로 발표된 이후 말 그대로 들썩거리는 분위기"라며 "다들 호재라고 보고 아파트와 토지 등 부동산 보유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동의 또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대장동쪽은 대부분 논이고 수용될 예정이어서 신도시 경계 바깥쪽의 집값과 땅값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다"며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고 가격도 올릴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토부는 신도시 등 후보지역의 투기를 막기 위해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을 비롯한 수도권 6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국토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투기 거래가 우려되는 지역에 지정하며, 이 구역 안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땅을 거래할 때는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면 화성 동탄, 인천 검단, 파주 운정3 등 기존 2기 신도시는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카페 등에는 이들 신도시 주민들의 걱정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화성 동탄2 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수도권, 특히 서울 인근에 분양물량이 너무 많아서 서울과 떨어져 있는 이곳은 지금보다 집값이 더 내려갈 것 같다"며 "2기 신도시 입주자들에게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인천 검단지구에 새 아파트 분양을 받은 한 주민은 "검단신도시 7만4천가구도 미분양 무덤인데 서울과 더 가까운 부천 대장지구에 2만가구가 들어서면 김포와 검단은 분양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 지역은 공급과잉이 심각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