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출마하는 궈타이밍 "中이 폭스콘 위협 땐 공장 옮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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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로 高卒 출신 여성 유력내년 1월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그룹 회장(사진 왼쪽)은 “만약 내가 총통이 된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폭스콘 공장 폐쇄로 위협한다면 중국에 있는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훙하이그룹은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을 운영하고 있다.
7일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궈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총통이 되면 중국을 향해 평등과 존엄의 담판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폭스콘의 투자는 실물 제조업과 취업 기회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인데 중국 당국이 뭘 믿고 나를 위협하겠느냐”며 “나에게 친중(親中)을 바란다면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스콘은 1988년 중국에 투자를 시작해 2002년부터 중국 내 최대 수출기업으로 부상했다. 선전과 상하이 등의 공장에서 애플의 아이폰 등을 조립·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폭스콘은 중국 전체 수출입의 4.1%를 차지했다.
대만 언론들은 궈 회장이 총통 선거 출마로 물러나면 차기 이사회 의장 후보로는 황추롄(黃秋蓮) 최고재무책임자(CFO·오른쪽)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궈 회장은 폭스콘의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데, 회사 측은 그가 물러난 뒤 두 자리를 분리할 예정이다.회사 측은 다음달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선임 투표를 할 계획이다.
황추롄은 상고를 졸업한 학력이 전부지만 30여 년 동안 궈 회장을 보좌해왔다. 궈 회장이 창업 초기 자금난에 허덕일 때 살림살이를 책임져 그에 대한 궈 회장의 신임이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궈 회장은 선거 출마로 회장에서 물러나더라도 폭스콘의 사업과 관련한 중요 의사결정에는 관여할 것이라고 밝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