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K 상장 첫날 '손절매'
입력
수정
지면A22
올해 'IPO 대어' 꼽혔지만올해 공모시장 대어(大魚)로 꼽혔던 일본 게임업체 SNK가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 실망스러운 주가 흐름을 보였다. 뜨거운 공모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지만 주가는 공모가를 10% 이상 밑돌았다. 올 들어 투자심리가 회복됐던 공모주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공모가보다 10% 이상 밑돌아
美·中 갈등에 투자심리 위축
SNK의 시초가는 7일 3만6400원으로 공모가(4만400원)의 90% 수준에서 형성됐다. 새내기주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되는데 하단에서 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 손절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7.55% 급락한 3만3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 기준으로 9.9%, 공모가 기준으로 16.7% 손실을 낸 셈이다.일본에 본사를 둔 SNK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사진)와 ‘사무라이스피리츠’ ‘메탈슬러그’ 등 유명 아케이드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게임업체다. 매출의 60% 이상이 IP 라이선스 사업에서 발생한다.
다른 게임회사와 달리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 17~18일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317 대 1에 달했다. 공모가도 밴드 최상단인 4만400원에 확정됐다.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도 185 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으로 3조1419억원이 몰렸다. SNK는 보통주가 아니라 주식예탁증서(DR) 420만 주를 상장하면서 1697억원을 조달했다. 기업공개(IPO) 주관은 NH투자증권(대표), 미래에셋대우(공동)가 맡았다.
하지만 상장 첫날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무엇보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잠잠했던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시초가부터 미끄러지면서 손절매하려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그동안 분위기가 좋았던 공모주 시장이 꺾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주관사 창구를 통한 매도 물량은 약 100만 주에 달했다.주관사들도 적잖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주관사 의무매입 주식으로 SNK 6만1800주를 공모가에 인수했다. 전체 25억원 규모다. 해당 물량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 이후 단계적으로 보호예수가 풀린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