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은 美금융안정 해칠 최대 충격요인"…연준 설문조사

연준 "발군의 리스크, 미중관계 악화·유럽 車관세 주목"
중국 경기둔화·연준 통화정책 리스크 등도 중대 리스크 지목
미국의 금융안정을 위협할 최대의 충격요소로 무역전쟁이 지목됐다.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은 설문조사에서 잠재적 충격요소를 묻는 말에 무역갈등을 가장 많이 골랐다.

연준은 "발군의 리스크"라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초점이었으나 유럽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인상 리스크도 지목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은행, 투자회사, 신용평가사, 정치리스크 컨설팅업체, 싱크탱크에서 활동하는 전략가들, 애널리스트들, 연방준비은행의 금융안정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올해 1월과 3월 말 두 차례로 나뉘어 실시됐다.응답자들이 지목한 다른 충격요소로는 연준의 통화정책 리스크, 중국의 급격한 경기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기업부채, 유럽연합(EU)의 경기둔화 등이 뒤를 이었다.

연준은 "시장 참여자들은 일반화하는 경제성장세 둔화, 특히 중국과 유럽의 경기둔화에 따른 리스크에 매우 집중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통화정책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응답자들의 의견이 조사 시점에 따라 엇갈렸다.응답자들은 올해 1분기 초에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긴축적으로 바뀔 가능성을 주목했으나, 1분기 말에는 과도한 위험감수 가능성을 주시하는 이들이 일부 나타났다.

연준은 작년에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하는 긴축정책을 펼치다가 올해 들어 금리를 동결해 상대적인 완화기조로 돌아섰다.

많은 응답자는 미국의 경기확장이 끝나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작년 3분기 설문조사에서는 일부 응답자들이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역전을 불황의 흉조로 주목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일부 응답자들은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역전, 특히 올해 3월 말에 발생한 3개월물과 10년물의 일시적 금리역전은 우려할 요인이 아니라고 자진해서 지적했다.

미국의 기업부채에 대한 우려도 뒤따랐다.

응답자들은 작년 4분기에 발생한 채권시장 불안의 여파로 신용 사이클(여신의 확장과 수축 주기) 변화에 따라 미국 회사채 시장의 취약성이 노출될 것을 점점 더 많이 우려했다.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는 규제를 덜 받는 사채가 급증하고 위험도가 높은 레버리지론에 대한 인수 기준도 완화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신흥국 위기는 작년에 우려를 자아내던 것과는 달리 충격요소에서 거의 배제됐다.응답자들은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의 리스크가 미국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연합뉴스